저 밑에 독서와 일기에 대한 답변인데요, 어떻게 이리로 왔네요.

 

지나가다 안타까운 맘에 몇글자 올립니다.

일기가 난감하기는 하지만 정말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생각해보고 써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죠.

1학년은 당연히 힘이 듭니다. 하지만 차라리 한 두줄이라도 스스로 써보고 제대로 쓰다보면 정말 몰라보게 늘거든요. 저희 아이 2학년이거든요.

1학년 아이에게 6하원칙에 맞춰 일기를 쓰게 하시는건 너무 고문입니다.

사실 6하원칙은 기사문 쓸때나 배우는 건데 일기를 그렇게 쓰다보면 지겹고, 어렵고 더 쓰기 싫게 되죠.

귀찮으시더라도 한 20분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오늘 무슨 일 있었니?"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죠. 처음에 아이들은 맨날 그날이 그날이라고 생각하죠. 학교 갔다와서 학원 가고, 뭐하고 ... 항상 똑같다고 말이죠.

하지만 엄마가 계속 끄집어 내셔야 해요. 제일 재밌었던 일은, 아니면 속상했던, 슬펐던, 화났던, 누구한테 재미있는 얘기 들은 거 부터 그렇게 물어보다 보면 한두가지 정도는 다른 날과 다른 무언가가 있습니다.

학교가고 학원가는 건 똑같겠지만 그날 배운거, 생각한 거, 느낀 거는 다 다르잖아요.

엄마와 우선 그걸 찾아내는 노력을 합니다. 찾아내면 그 일에 대해 써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피아노 학원에 갔는데 오늘 피아노를 잘 쳐서 칭찬을 받았다.' 그래서 기분이 어땠는데? "좋았어. 다음에도 연습해서 또 칭찬받을거야"

이렇게 대화가 되었다면 일기 쓸 재료는 다 만들었어요. 일기 쓸 재료를 글감이라고 합니다.

아주 간단히 일기를 써보면

'피아노 학원에 갔는데 피아노를 잘 쳤다고 칭찬을 받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도 또 칭찬을 받았으면 좋겠다.'

자기의 느낌과 생각(중심생각이라고 합니다.)까지도 들어갔죠. 그럼 아주 훌륭한 일기입니다.

이렇게 연습을 하다보면 좀 더 자세히 쓰게 되고, 그날 그날의 글감도 찾아내죠.

요즘 저희 딸은 월드컵에 대해 일기를 씁니다. 어떤 날을 책을 읽고 독서일기도 쓰고요, 동시일기, 조사일기, 신문일기 까지 씁니다.

시작은 어렵지만 그렇게 한두달 하다보면 곧 느는게 보입니다.

정 답답하시면 이부영 선생님인가 쓰신 초등학교 1학년 일기집이 있습니다. 전 그런것도 빌려서 읽게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일기를 어떻게 쓰는지,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에 아이들도 안도를 하고요, 몇 개 잘쓴 일기를 보고는 그렇게 쓰려고 노력하죠.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정말 안타까워서요...

참, 제가 아이들 글쓰기를 가르쳐요. 정말 아이들 실력 금방 늡니다. 아마 2학기가 되면 놀라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