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5학년인데 지금까지 엄마와 집에서 수학을 공부하고 영어는 유치원부터 해서 지금은 또래 아이들보다 상당수준 잘하고 있습니다.작년에 영재원시험을 보았다가 3차에서 떨어져 아이가 많이 실망을 하여

이번달부터 수학을 학원으로 돌렸더니 시간이 맞지 않아 윤선생영어교실에서 테스트를 보니 중3과정을 밟고 수능준비하면 1년 안에 모든 과정이 끝난다고 하니 그담엔 어쩔수 없이 어학원에 보내야하는데 그럼 엄청 바빠질거 같아 걱정입니다. 수학은 학원에 보내니 5학년이 중학과정은 이미 예전에 들어가 있고 심화과정도 만만치 않아서 따라가기에 바쁜 지경입니다. 알고 보니 2학년 3학년때부터 경시와 올림피아드 준비를 특별반을 구성해 공부를 해왔더군요. 거기다 창의 사고력 준비는 다른 전문학원에서 하고 방학엔 과외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다음달부터 일요일까지 학원에서 보충수업을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준비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란 겁니다. 그 노력이 어디가랴.. 올림피아드 장관상 받고 외국다녀오고 대학부설 영재원 합격하고 그런거 옆에서 직접보니 그동안 아이랑 여유부리면서 체험학습 다니고 놀았던 제가 우물안 개구리였다 싶습니다.

학원에 다닌지 며칠 되지 않아 어깨가 축쳐져 밤 10시 넘어 돌아온 아들녀석이 꼴등을 해서 그렇다고 속상해하더니 오늘은 하나밖에 안틀렸는데 다음부턴 절대 실수하지 말아야겠다고 하면서 밤 12시가 되어도 숙제가 끝나지 않아 좋아하는 책도 뒤로 밀쳐두고 공부를 하니 한편으론 안스럽고 이런 세상을 알게된것이 후회가 됩니다. 도대체 아이들이 어디까지 공부를 해야 합니까..

학교에서 제학년 공부 충실히 하면 다인줄 알고 방학에 잠깐씩 다음 학기 공부를 하던 저는 혼란스러울뿐입니다. 10년 영어를 공부했어도 외국인앞에서 말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엄마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일찍부터 영어를 공부시킨건데 앞서면 앞서는대로 해야할건 끝도 없고 수학도 좀 잘한다 싶으면 과학고나 민사고 보낸다고 어린아이들을 선행학습시켜서 3학년이 초등과정 다 끝냈다는 말이 신기하게 들리지 않는 이런 또 다른 세상이 있더란 말입니다.

외고를 보내겠다고 필수코스라면서 외국에 나가있는 친구도 여럿이고 그러니 덩달아 우리 아들 자기도언제  미국갈지 모른다고 먼나라 이웃나라 펴놓고 읽을 때는 아이고... 소리가 나오더군요.

모두에게 24시간이란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우리 아인 엄청 논다고 하면서 알고 보면 도대체 언제 논다는 것일까 싶은 아이가 한둘이 아닙니다. 그냥 기본 선행만이 아닌 심화과정까지 선행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한숨이 나오고 거기에 이젠 나까지 한몫 거들게 되었구나 싶어서 착잡한 마음을 둘곳이 없습니다.

몰랐을땐 오히려 주관을 가지고 나름대로 교육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제가 한심합니다. 초등학교땐 놀아야지.. 앞으로 고등학생되면 얼마나 공부해야하는데 그때 지치지.. 하면서 여유를 부릴수 없게되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그 차이를 나중에 어떻게 극복할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이럴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