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핑 중에 우연히 '오웬과 음제'라는 신간 그림책을 알게 되었어요.

2004년 12월, 엄청난 충격과 슬픔을 안겨 주었던 쓰나미가 맺어 준 아기 하마와 늙은 거북의 이야기랍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좀 어둡고 우울하지 않을까 우려도 되었지만

화려하고  자극적인 이야기에 익숙한 아이들에겐 색다른 감동을 줄 거라 생각해서 주문했지요.

책을 받은 날 잠자기 전에 3학년 아들아이,7세 딸아이, 그리고 남편에게 차분히 읽어 주었답니다.

그림책이라고 하기엔 좀 뭣하게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라 색채도 그냥 자연의 색 

그대로이고 내용도 어떤 꾸밈이나 클라이막스도 없이 담담하게 흘러 가는 책이더군요.

그러나 쓰나미에 대해 잠깐 정보를 알려주고 천천히 읽어가는 중에 마음 한 구석에서 뭉클한 것이

올라오더니 콧등이 시큰해지는 감동.

두 살짜리 어린 하마와 130세의 늙은 거북의 흔치 않은 인연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의 이야기라는 데에 아이들은 더 큰 호기심을 보였구요.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사진도 보고 이야기 듣는라 바쁘더군요^ ^

다 읽고 나니, 아들 아이가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하더이다. 원래 좀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라 ..

참 좋은 책입니다. 엄마를 잃은 하마가 늙은 거북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 또 혼자만의 삶을 즐기던

늙은 거북이 처음엔 몹시 귀찮아 하다가 점차 어린 하마에게 곁을 내주는 따뜻한 모습에서 우리 삶을 되돌아 보는 계기도 찾을 수 있었구요. 어마어마한 자연 재해 뒤에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가 피어날 수 있다니

아마도 자연의 힘이 아닐까요. 재해를 불러 온 인간들이 이 책을 읽고 뭔가를 깨달아야 할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