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의 거미줄'... 작년에 구입한 책인데, 아이는 몇차례를 반복해서 읽는 동안에
저는 최근에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여자아이와 돼지, 그리고 눈앞에는 거미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표지를 보고는 샬롯이 거미일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해서 샬롯이 여자아이의 이름이냐고,또 아이와 돼지의 우정이야기냐고 아이에게 물었었죠.
그랬더니, 샬롯은 거미의 이름이라고 했고 여자아이의 이름은 펀이고 돼지는 윌버인데 펀과 샬롯은
잘 알지 못하는 사이이고 돼지와 샬롯의 우정이야기가 감동적이라는 말을 해주더군요.

아이의 말처럼 여자아이의 이름은 펀, 돼지는 윌버 그리고 샬롯은 멋지고 똑똑하고 의리있는 거미입니다.
펀의 집에서는 돼지를 키우는데, 윌버는 무녀리(한배 새끼 가운데에서 맨 먼저 태어난 새끼:옮긴이)로 태어나서 하마터면 태어나기가 무섭게 세상을 떠날 뻔 했습니다.
무녀리는 너무 작고 약해서 제구실을 못하기 때문에 아빠가 없애려는 것을 펀이 눈물로 호소하며 막아서 겨우 살리고, 대신 펀이 새끼돼지를 키우기로 했습니다.
이름을 윌버라고 짓고는 아기를 키우는 것처럼 정성으로돌보던 펀...
하지만, 태어난지 5주만에 윌버를 주커만 삼촌댁으로 보내야만 했습니다.주커만씨의 헛간은 아주 넓고 오래된 곳이었는데 이미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살고 있었습니다.말과 젖소와 양과 거위와 닭들 그리고 쥐 템플턴 등이 그들이었습니다.
윌버는 비오는 어느날, 함께 놀아줄 친구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외로움을 느끼다가 샬롯이라는 거미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파리를 잡아먹는 샬롯을 보면서 잔인하고 교활하고 피에 굶주려 있다고 생각했지만 차츰 샬롯의 영리함과 자신을 진정한 친구로 받아들이는 모습에 그런 생각을 버리고 조금씩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윌버에게는 큰 고민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사람들이 윌버를 잡아서 햄과 베이컨으로 만들게 된다는 것을 친구들로부터 듣게 되었던 것입니다.

샬롯은 윌버를 꼭 지켜주겠다고 약속하고는 거미줄에 '대단한 돼지'라는 글을 거미줄로 남기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후에도 '근사해'와 '새롭고 눈부신...'등의 글을 남기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글을 거미가 썼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고
신의 계시라고 믿게 되었죠.

그후, 품평회에 가서도 윌버는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주커만씨의 꾸준한 사랑을 받게 되었고 햄이나 베이컨이 될 운명은 샬롯의 덕분에 바뀌게 되었습니다.샬롯은 품평회에 가서도 멋진 글귀를 남기며 윌버를 주목받게 해주었고 이미 늙고 쇠약해진 자신은 알주머니를 남기고 윌버의 곁을 떠났습니다.

샬롯이 떠난 후 윌버는 그가 남기고간 알주머니를 정성껏 보살폈고
그속에서 탄생하는 새끼거미들도 모두 보고 기뻐했습니다.
수백마리의 새끼거미들은 갈 길을 찾아 떠나고 세마리는 윌버와 같은 헛간에서 생활했고
그후에도 샬롯의 손자, 증손자들은 윌버와 함께하며 남은 여생을 편안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
윌버는 샬롯의 새끼들과 손자들을 깊이 사랑하기는 했지만 어떤 거미도 윌버의 마음속에서 샬롯의 자리를 대신하지는 못했죠...진실한 친구와 훌륭한 작가를 동시에 해냈던 훌륭한 그이름은 바로 샬롯이었습니다.

윌버라는 이름의 새끼돼지와 샬롯이라는 이름의 거미와의 우정이야기...처음에 윌버는 어떻게 해야
자기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커다란 문제에 대해서 아무 것도 할 줄모르는 힘없는 돼지였습니다.
하지만, 샬롯이 그를 꼭 구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방법을 생각해내는 동안 친구의 말을 믿고 따르면서
그가 하라는 대로 했죠.
윌버는 샬롯의 도움으로 차츰 자라면서 더욱 대단하고 근사하고 눈부신 돼지로 거듭났고 조금씩 자랐죠.
윌버가 자라면서 커가는 동안 샬롯은 조금씩 약해졌고 겸허히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준비를 하면서도
끝까지 윌버의 곁에서 그를 지켜주었습니다.

저는 그런 샬롯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나라면 과연 죽음이 임박한 순간에도 친구의 곁에서
그에게 힘이 되어주고 함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친구가 나를 챙겨주고 생각해주기만을
원하면서 내가 그렇게 되어줄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곁엔 나보다 더힘들게 살면서,내가 손내밀어 주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친구가 있음에도 말이죠.
힘없이 약한 존재로 보여지는 거미, 하지만 그에게는 지혜로움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친구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 불가능할 것같았던 일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따뜻하고 정겨운 우정과 또 곁에 있어주면서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주었던 다른 동물 친구들
또 윌버를 진정 사랑으로 아끼고 보살펴주었던 펀... 그들은 모두 진정한 승리자였습니다.
우정의 힘은 신의 계시를 만들어 낼수도 기적을 이뤄낼 수도 있다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반짝거리며 말하는 아이의 눈을 보았고 제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샬롯과 윌버가 우정을 나누고 있을 지도 모르니
돼지 우리를 찾았을 때는 꼭 구석에 거미줄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겠네요.

이책은 작년에 남편이 초등학교 1학년생인 큰아이를 위해서 골라주었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책읽기에 푹빠진 아이는 재미있다고 하면서 며칠만에 다읽고나서 며칠후에
또읽기를 수차례 반복하더군요.

아이에게 책을 사주면 남편은 언제나 아이보다 먼저 책을 읽습니다.
저도 이전의 책들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책의 내용이
많아지면서 부터는 그렇게 하는게 쉽지 않더군요.
아이보다 먼저 책을 읽거나 혹은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공통의 화제가 생기고
또그러면서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엄마의 생각은 어떤지를 자연스럽게 알게되고 알려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런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 첫번째 도서가 바로 '샬롯의 거미줄'이었는데, 처음 시작은 아이가 먼저 읽었던 책들로 하기로 하고
저만 일주의 시간을 할애받고 책읽기에 돌입했습니다.
책을 모두 읽고나서 아이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이와 저의 생각을 교환하면서 오늘은 거미에 관한 자연학습도감도 함께 읽으면서
더연구하기로 했습니다.
이책을 읽으면서 거미에 대해 부쩍 관심을 보이는 아이와 함께 거미에 대해서 공부했던 기억도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