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우뇌 아이’가 수학 좋아하면…

우리나라 엄마들이 자녀교육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수학을 잘하면 좌뇌 아이, 수학을 못하면 우뇌 아이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대다수 엄마들의 머릿속에 거의 공식처럼 도식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아이의 두뇌를 판단하는 것이 엄마의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수학을 잘하거나 싫어하는 것만으로 아이가 좌뇌 성향인지 우뇌 성향인지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뇌 아이도 수학을 좋아할 수 있습니다. 특히 머리가 좋은 우뇌 아이는 수학을 아주 좋아합니다. 이 경우 대다수 엄마들은 이 아이를 좌뇌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좌뇌 아이 가운데서도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수학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만으로 좌뇌 아이인지 우뇌 아이인지 판단하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엄마가 아이를 잘못 판단할 만한 충분한 이유는 있습니다. 우뇌 아이가 수학을 좋아해서 수학 공부를 많이 하면 좌뇌 아이의 행동특성을 그대로 닮아갑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꼭 좌뇌 아이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아이를 키운 엄마조차도 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다른 점이 보일 것입니다. 좌뇌 아이와는 달리 우뇌 아이는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좀 복잡한 문제가 나오면 본능적으로 회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 학년이 올라가면서 수학에 한계를 드러냅니다.

이런 경우, 아이는 우뇌인데 수학을 잘하는 걸 보고 좌뇌 아이라고 잘못 판단해 이과에 보내면 그때부터 생각처럼 성적이 나오지 않아 대학 입시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판단에 기초해서 수학을 좋아하면 좌뇌니까 이과, 수학을 싫어하면 우뇌니까 문과로 아이의 진로를 결정할 경우 자칫 아이의 미래가 불행해질 수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엄마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하나 더 있는데 아이가 우뇌면 문과로, 좌뇌면 이과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과에서도 세심한 관찰을 요하거나 사람을 상대로 하는 분야, 즉 의학, 생물, 화학, 건축 등 많은 분야가 우뇌 아이에게 유리합니다. 또 좌뇌 아이라도 논리적, 또는 수학적 기초를 필요로 하는 법, 경제, 회계 같은 문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제 엄마는 ‘좌뇌-이과, 우뇌-문과’라는 경직된 도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머리 좋은 우뇌 아이를 이과에 보내고 싶다면 초등학교 때 아이의 부족한 좌뇌기능, 즉 순차적으로 생각하고, 복잡한 것을 나누어서 생각하며, 집중해서 답을 찾는 능력을 보완해주어야 합니다.

상담예1)

안녕하세요.  초2 남아 엄마입니다.
지방에 살고 있고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서울에 사시는 분이 정말 부러워집니다.
물론 검사를 받아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제 아이는 수학 풀기는 별로로 하는데 과학은 무지 좋아합니다. 어려운 책도 잘 보구요. 어릴때부터 언어에 대한 감이 좋아서 우뇌형 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또 가끔씩은 어려운 수학 문제도 곧잘 풀어냅니다. 다만 하루에 푸는 수학문제집 양이 많은 것을 싫어하더라구요. 많아봐야 3장이거든요. 학교에서 리더쉽이 있다는 소리를 선생님한테 듣고 본인도 반장이나 그런 것을 좋아합니다. 직관은 잘 모르겠고 감성은 뛰어난 편입니다. 참 만들기를 좋아하고 굉장히 창의적인 편입니다. 우뇌형 아이같아서 수학공부를 덜 시키려고 합니다. 우뇌형 아이는 과학을 좋아하지 않을까요? 제 아이는 식물, 곤충관찰하며 키우기를 너무 좋아합니다. 곤충같은 것은 두꺼운 관련서적을 달달 외웁니다. 창의적인 만들기를 잘 하고 과학책을 좋아하는데 수학 풀 때 보면 순차적 사고는 좀 아닌 것 같은데...보통은 수학 과학을 같이 좋아하지 않나요? 도움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 말씀하신 것으로 보아서는 머리가 좋은 우뇌아이입니다. 다만 좌뇌성향을 좀 가지고 있습니다. 이 유형은 과학을 아주 좋아합니다. 우뇌가 좋아서 만들기도 잘하구요. 반면에 수학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수학공부를 일찍 규칙적으로 많이하면 창의성이 많이 죽습니다. 수학공부는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에 수학서적, 과학서적을 읽히는 것은 좌뇌보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됩니다. 대체적으로 아이를 잘 파악하고 계시고, 지금껏 잘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등학교 4-5학년 때쯤은 좌뇌보완교육이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상담예2)

 안녕하십니까... 마침 큰 아이가 조금 산만한 구석이있어 그 전에 걱정했던 것보다는 책을 보며 조금은 안심을 했습니다.. 우리 큰아이의 경우 예술형이 높은 거 같던데요.조금은 현장형이기도 하고요.
그런데..큰아이가 6살인데요.. 학습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여아인데.. 선생님 책이나 칼럼을 보면 보통은 수학공부를 어려워 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아인 한글이나 수학 모두를 조금 어려워 하는 편인데요. 정말 희한하게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어떨때는 조금 성과가 있기는 한데, 비교 하기는 싫지만 둘째를 볼때는 그 기억 능력이나 응용력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하루에 매일 10분은 시간을 정해서 하는데요.. (조금 평균이상인 사무형이 필요할거 같아서요..)
조금은 도움이 되는 거 같기도 하고..안되는 거 같기도 하고 성과를 확신하기가 힘듭니다. 그런데다 바로 아래 남동생 5살짜리가 저희 누나 수준을 넘어서 훨씬 빠르기도 하고 이해력이 높기도 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는 동생에게 뒤쳐질거 같아서 그것도 염려스럽습니다. (동생은 현재 아무것도 안함)
종합적으로 볼때,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고 공부시간 10분동안 집중하기 조차 힘든 아이에게 친구 관계에서나, 동생을 볼때 어떤식으로 한글이나 숫자를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답변- 큰아이는 완전우뇌형 아이로 판단됩니다. 이 경우 수학공부는 아주 위험합니다. 나중에 학년이 올라가서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매일 학습지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번 할 때 많이하고 불규칙적으로 몰아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부는 입체적으로 현장감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드놀이로 하는 것도 도움됩니다. 공부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단계로서는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를 하면서 말입니다. 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의 공부습관을 잡아주려고 하지 마시고 지금 단계에서는 자유롭게 키우시는 것이 좋습니다. 초등학교 2,3학년 때 순차사고를 훈련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 때까지 큰 욕심내지 마시고 아이와 즐겁게 놀고, 대화하고, 책 읽고 하면 됩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생각하세요. 그럼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