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쿨] 펌)속성으로 배우는 수학-그냥 계산기로 풀어라

\| 펌)속성으로 배우는 수학-그냥 계산기로 풀어라
글쓴이 명맘 등록일 2007-07-27 21:49 조회수 3,857 댓글 2 글자확대 글자축소

속성으로 배우는 초등수학-그냥 계산기로 풀어라.

수학이 살아가는데 아무 필요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수학계산기로 키워졌기 때문이다.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공부를 했다면 감히 수학이 살아가는데 필요하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으리라.

내게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다면 나는 절대 학원따위는 보내지 않을 것이다.

부교재를 가지고 학원에서 하는 예습에는 수학적 사고력을 제거한 수업을 하기 때문이다. 수학적 사고력은 일종의 숙성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공부는 누구나 가르칠 수 있다는 자만으로 비전문가가 막 가르치는 수학은 계산요령만 터득하게 하는 아이를 만들어 낸다. 뭐든지 남들보다 잘하게 해줘야 한다는 비뚤어진 부모의 사랑은 아이가 수학적 사고력을 길러 나가야 하는 소중한 어린 시절을 박탈해 버린다.

이미 계산기계가 되어버린 아이에게 왜 그렇게 계산을 하게 되었는지의 과정을 이해시키는 건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 보다 적어도 3배는 힘든 일이다.

단적인 예로 등식을 계산할 때 아이들은 막연히 등호를 넘어가면 +는 -로 바뀐다 라고 외우고 있다. 너무나 간단한 그 이유를 생각해 낼 수 있는 시간을 박탈해 버린 것이다. 그 이유를 알든 모르든 정답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그 이유를 설명을 해주면 아이들이 하는 말이 " 그게 왜 그런지 사실 너무 궁금했어요." 라던가 " 아, 그런 이유가 있었어요? 전 그냥 그렇게 해야 하는 건지 알았아요." 라고 말한다. 이걸 이렇게 개판으로 배우고 지나갔으니까 고등학교 가서 항등원과 역원을 제대로 못하고 개판치는 애들이 많다.

이런 오류는 구구단에서도 발생한다. 구구단은 곱셈이 아니라 덧셈이다. 근데 구구단을 단순 암기로 외우기 때문에 그게 곱셈이라고 착각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다. 11단도 외우고 12단도 외우고 그런던데 그건 이미 아동학대다. 대략 미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웃긴 학원과 웃긴 학부모들. 2학년 아이가 12단 13단 외운다는 건 이미 수학교육에 대한 아무런 상식이 없다는 것이다.

수학은 정의와 개념 싸움이다. 특히 도형은 정의와 특징의 구분이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근데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뭐가 정의인지 뭐가 개념인지 뭐가 특징인지. 그냥 잡탕속 지식속에서 어쨌든 문제는 풀어낸다. 놀라울 따름이다.

일련의 학원에서 하는 모든 수업은 코메디 프로같다. 코메디 프로를 보면 시청자가이 웃긴 장면이구나 생각을 하기도 전에 '웃는소리'를 효과음으로 방출한다. 무조건 웃기다고 주입시키는 것이다. 내가 부모라면 웃을 기회 조차 막아버리는 코메디 프로는 절대 아이에게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학교에도 이런 교실이 있다. 이유는 대략 애들이 다 배워와서 일수도 있고, 교사 본인이 더 편한 테크닉 쪽으로 전향한 경운데 전자든 후자든 나로선 이해불가.

내가 고등학교때 수학을 요즘 초등학생들처럼 했었다. 시간은 없는데 공식은 이해가 안가고 해서 정석에 나오는 공식을 모조리 외워버렸다. (이때 나는 내가 곰의 자손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았다. 이건 곰이 쑥마늘 먹는 거랑 뭐가 다르지..) 물론 이해 못했던 공식들 말이다. 그리고는 시험지를 받으면 일단 사소하게 암기한 (문제를 빨리 풀게 해주는 공식들 정석보면 그런 공식들이 꽤 있다.)공식을 시험지에 다 적는거다. 그리고 나서 문제를 풀었다. 어쨌든 점수는 잘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서 멈춘 것이 아니다. 일단 시험은 쳐야 했기에 공식은 외웠지만, 그 이후에 시간이 될 때마다 그 공식이 왜 그런지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그랬다. 대학가서도 수학 좀 한다는 애들한테 물어보면 " 그걸 왜 생각해? 과외하는 애가 질문했냐" 는 식이 었다. 그래서 난 아니 고등학교때부터 궁금했는데 이제서야 생각해볼 여유가 생긴거지..라고 답하면 뭐 괴짜취급??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깨달은 건 내가 고등학교 때 배운 수학은 고등학생의 지력으로는 이해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들이었는 것.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변별력을 가지기 위해선 더 높은 수준의 수학을 가르쳐야 하는 우리나라 수학교육. 전국 80만의 수험생을 1등부터 80만등까지 쪼개야 했으니 한 단계 어려운 수준의 수학을 교육과정에 넣었던 것이다. 대학을 가서 수학과외를 하는데 아이가 불쑥불쑥 문제를 질문을 해도 막힘 없이 다 풀어줄 수 있었다. 그건 내가 더 공부를 열심히 해서가 아니라 그냥 '지력'이 성숙한 것이다. 나이가 들면 힘이 세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 .

나보다 7살 어린 여동생이 있다. 내가 수학과외도 안하고 수학에 손을 놓은지 꽤 되었을 때, 듬성듬성 수학문제를 질문해오면 내가 그 자리에서 슥슥 풀었을 때 "어떻게 그렇게 풀 수 있지? 난 맨날 공부해도 못하는데." 라고 억울해 했었다. 그런 바로 지력의 차이이다. 지금 대학생이 된 내 동생이 말했다. "정말 대학가서 보니까 고등학교 때 문제들은 다 보이더라."라고.

그리고 수능 시험에서도 재수생이나 여타의 더 나이든 수험생들이 수능을 잘 보는 건 그들이 이미 한 공부를 또 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건 지력의 탓이다.

자신의 지력보다 더 어려운 공부를 단기간에 해내어야 하는 '수학' 그리고 남들보다 더 점수도 잘 받아야 했었기에 그걸 암기했떤, 이해할 여유가 없었던 각박한 수학시간들.

그런데 또 수능문제는 사고력을 요구하는 신유형이 꼭 나온다. 그래서 나는 그 때 어떻게 했냐면 문제유형과 그 문제에 맞는 풀이과정도 다 외워버렸다. 아무튼 수학 점수는 나름 좋았던 거 같다. 그러나 아주 좋지는 않았다. 수학적 사고력도 되면서 공부까지 잘하는 애들도 때론 있었으니까. . .

이런 이유로 나는 절대로 암기하는 수학은 가르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내가 아직까지도 후회하는 게 하나가 있다. 6학년 수학에 보면 등차순열이 나온다. 물론 초등학생을 등차순열 공식으로 문제를 풀면 안된다. 그런데 나는 내게 질문해오는 동생에게 "뭘 그렇게 일일이 쓰면서 풀어?" 하면서 등차순열 공식을 가르쳐주어 버렸다. 나는 동생이 스스로 숙성할 시간을 박탈해 버린 것이었다. 과정은 생략하고 요령만으로 문제를 풀게 해버렸다는 것.

학원에서 예습을 해오는 애들을 보면 딱 느껴지는게, 학원강사가 오래전 내가 동생에게 실수했던 방식으로 그렇게 쉽게 속성으로 가르치고 있구나.

지금의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교사가 가르칠 것이 없다. 그래서 묻는다. 이유가 뭐냐고? 왜 그렇게 하냐고? 그럼 아무도 말을 못한다. 말을 못하는 건 언어력이 딸려서 그렇다고 넘어가고.. 그 문제 하나를 푸는데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걸 가르쳐 주면 하는 소리가

" 왜 그렇게 해요? 그냥 이렇게 쉽게 하면 되는데." 라고 말한다.

그래서 난 "그럼 넌 왜 니가 직접 계산하니? 그냥 계산기 가지고 풀어라.."

"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 왜 이렇게 풀어야 하는지 아니까, 이제 아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일 기쁜 말은 " 선생님이랑 하는 수학시간이 제일 재미있어요."

그리고 좀 까칠한 아이는 " 다른 선생님들이랑 좀 다르게 수업하시네요." ㅡㅡ;

섭섭한 말은 " 그냥 이렇게 풀면 안되요?" 이런 아아는 지가 수학 잘한다고 착각을 꼭 하고 있다. 중학교 가서 수학성적 때문에 눈물 흘릴 케이스.

삼각형 넓이를 가로 곱하기 세로 나누기 이 인지 밑변 곱하기 높이 곱하기 이 인지도 모른다. 그런 애가 수학 100점 받는 대한민국. 더 웃긴건 삼각형에서 높이는 뭐지? 라고 물으면 모른다. 그래도 삼각형의 넓이는 잘도 구한다. 하하.하하.하하.

간혹 이런 애들도 있다. 잰 분명 수학영재까진 아니더라도 수학적 사고력이 있는 앤데 학원이 앨 다 버려놓았네 . . 하는 생각이 드는 애들. .

왜 수학적 사고력이 있는 아이들 마저도 수학부진아처럼 계산기로 다루는지 . .

수학부진아들은 결코 구제될 수 없다. 미안하지만. 그애들은 그냥 계산기술을 익혀야 한다.

삼각형 넓이는 이렇게 이렇게 곱하고 나누는 것.하는 식으로.

자식에게 사는 법이 아니라 많은 재산을 물려주는게 도리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부모들은 수학을 속성으로 남들 보다 빨리 점수 잘받게 해주는 것이 사는 법을 가르쳐 주는 거라고 착각한다. 많은 부모들이 하는 말 " 애한테 돈 주면 뭐 좋나요?? 지금 학원 한개라도 더 보내는게 좋지요." 라고. 뭐. 그렇게 자긴 만족 하시던지.

수학교과서 자체도 좀 문제인데 아직 나 자신이 그것에 대한 검증이 덜 끝났다. 암튼 수학책도 맘에 안든다.

자라면서 수학을 한 번도 이해해 본적이 없는 사람은 수학부진아 이거나 수학적으로 사고할 기회를 박탕당한 것이다. 그리구 후자쪽이면 그건 또 하나의 아동학대이다.

나는 왜 부모들이 자식을 '수학공부'에서 아이를 학대하는지 모르겠다.

다시 말하지만 제일 무식한 부모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되기 전에 구구단 가르치는 부모다.

이것만 명심해도 내 자식 수학공부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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