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눈앞에 둔 수많은 학생 여러분, 이번 겨울방학이야 말로.. 하는 굳은 마음, 갖고 계시죠? 늘 방학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번 방학은 정말 알차게 보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방학이 끝날 때쯤 뒤돌아보면 막상 해놓은 게 없어 허무할 때가 참 많죠.

저 역시 초등학교때 부터 수십 번의 방학을 보내면서, 그런 경험을 수도 없이 많이 했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기, 티비 적게 보기, 운동하기, 매일 일기 쓰기, 책 많이 읽기.. 목표는

잔뜩 세워놨었는데 막상 개학 전날 보면 남은 건 밀린 숙제 뿐이었죠.

사실 방학의 묘미는 학기 중에 하지 못했던 여유롭고 한가한 생활을 보내는 데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능을 앞두고서 마냥 그렇게 놀고만 있어서는 안되겠죠? 그렇다면 알찬 방학을 보내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일입니다. 열심히 공부하기, 책 많이 읽기, 이런 모호한 목표는 치우고, 명확하고 실현가능한 목표를 세우세요. 예를 들어보자면 이렇습니다.

1. 정석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보기

2. 영어 독해집 두 권 풀기

3. 문학 작품 백 편 읽기

4. 언어영역 문제집 기본편 두 권 풀기

5. 수리영역 인강 빠짐없이 듣기

....

무작정 ‘수학공부하기’나 ‘인강 듣기’가 아니라, 수학을 공부한다면 문제집을 몇 권, 어디부터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공부할 것인지, 인강은 어떤 과목의 무슨 인강을 하루에 몇 개씩 들을 것인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세우세요.

구체적인 계획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전 조사와 고민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계획 세우는데 너무 지나치게 오래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이니까요. 공부하다보면 처음 생각과 달리 이 방법이 나와 잘 맞지 않는다거나, 분량이 너무 많거나 혹은 너무 적다거나, 다른 방식의 공부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거나 하는 경우가 틀림없이 생깁니다. 계획은 그 때 그 때 맞춰 요령 있게 변경해 나가시면 됩니다.

무슨 인강을 들을 것인가, 어떤 문제집을 풀 것인가, 그런 것을 선택하는데 고민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내가 약한 부분과 보완해야 할 점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거에요. 수학이 약하다면 수학 기본편 인강을 듣고, 영어가 약하다면 서점에 가서 적당한 난이도의 문제집을 한 권 골라오시면 됩니다.

어느 정도 계획이 세워졌다면, 그 다음 해야할 일은 실천입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해 나가세요. 신청만 해놓고 듣지 않는 인강이나, 사놓기만 하고 풀지 않는 문제집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겠죠.

인강을 듣기로 했다면 매일 한두강씩 꼬박꼬박, 예습 복습 철저히 해가면서 들으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한 강씩은 듣는다는 생각으로 하셔야 합니다. 오늘 못들었다면 내일 오늘 몫까지 같이 듣는 식으로, 조금은 철저하게 해나가세요. 문제집 풀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한단원이면 한단원, 열페이지면 열페이지씩 꼬박꼬박 푸세요. 매일 해야 할 일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놓고, 그것을 하나씩 지워가는 식으로 하는 것도 괜찮겠죠.

티비, 컴퓨터와는 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좋습니다. 가끔 노는 것은 괜찮지만, 하루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놀거나 하는 일이 습관적으로 일어나지는 않도록 해야 해요. 학교든 독서실이든 학원이든 공부가 잘 되는 환경을 찾아서 매일 출근하듯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가서 노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독서실은 간다! 하는 생각으로 매일매일 가세요.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놀기입니다. 남은 시간도 일년 밖에 없고, 열심히 알차게 방학을 보내야 하니 절대 놀아서는 안돼 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수능은 장기전입니다. 일년동안 계속 공부만 할 수는 없으니, 적절히 휴식도 병행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쉬는 시간은 꼭 목표한 공부를 다 달성한 뒤에 갖도록 하세요. 오늘 해야 할 분량을 딱 정해놓고, 그게 끝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자유시간을 보내는 식으로요. 빨리 끝내면 자유시간이 많아지고, 늦게 끝내면 자유시간이 줄어드니, 공부해야 할 시간에 멍하니 앉아서 하늘을 처다 보는 일이 조금은 줄어들 겁니다. ^^ 저 같은 경우는 아침 11시부터 오후 6시 정도까지는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집에 와서 저녁 먹은 뒤로는 컴퓨터든 티비든 하고싶은 것을 실컷 하면서 놀았습니다. 그렇게 놀다가 다음날 아침에는 다시 일어나서 학교 가서 그날 분량 끝내고, 다시 저녁 때 놀고.. 하는 식으로요. 매일매일 한결같이 놀기만하면 사실 놀면서도 마음은 불안하죠. 이렇게 놀아도 될까, 공부해야 하는데.. 이런 생각에 안절부절 못하게 되죠. 하지만 일단 오늘 공부를 끝내고 놀면,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에 노는 것도 더 재밌습니다. 불안한 마음도 없고요.

처음엔 조금 힘들지도 모르지만, 어느정도 습관이 되면 나중에는 어쩌다 공부하지 않은 날은 정말 허전하고 하루를 낭비한 것 같고, 공부하고 온 날은 뿌듯하고 오늘 하루도 알차게 잘 보낸 것 같고.. 그렇습니다. 이게 완전히 몸에 익으면 정말 알찬 방학을 보내는 셈이 되는거죠.^^

하루종일 책상앞에 앉아서 공부만 하기는 힘들지만, 하루를 반으로 나눠서 반은 놀고, 반은 공부하자, 고 생각하면 또 해볼만한 일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매일 몇시간만이라도 꾸준히 공부하는데서 시작해 보세요. 그런 다음 차츰 공부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면 되겠죠.

공부하기 싫고, 힘들 때는 방학이 끝나고 나서를 생각해 보세요. 티비 보고 먹고 컴퓨터 게임하면서 방학을 보내면 방학이 끝나고 나서 남는 것은 밀린 숙제 뿐입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공부하면 방학이 끝나고 나서 다 들은 인강과 다 푼 문제집과 알차게 공부해서 쌓은 실력이 남겠죠. 여러분 모두 알찬 12월과 1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