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애는 초1, 이제 2학년 올라갑니다.

 방학때 공부시켜야 하는데 본의아니게 계속 놀러다니고만 있답니다.

 학원은 피아노 미술 다니는데요.

 영어는 윤선생 하고 있구요..한 3달 됐습니다.

 어제부터 예스셈 주산학원을 등록했어요.

 신랑이 다른 학원은 안다녀도 주산은 진짜 도움이 된다고 꼭 보내라고 해서요...

 1년은 되돌아보면 정말..정말... 요새 1학년들 왜 그런가요...

 전 초등학교 들어올때까지 정말 1학년은 시험도 안보고 맨날 노는줄만 알았어요.

 당연히 문제집도 안푸는줄 알았죠.

 계속 직장만 다니다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아이를 위해서 그만뒀는데..

 새로 들어온 학교는 별천지였습니다.

 우선 시험.. 월요일 받아쓰기, 타자시험

 화요일 한자쓰기

 수요일 독서록 검사

 목요일 한자시험

 금요일 동요 시험(한 주에 동요 4개)

 받아쓰기는 한개라도 틀리면 스티커 안줍니다.

 동요는 한개라도 틀리면 스티커 안줍니다.

 타자 100타 미만은 스티커 안줍니다.같은 반 친구들 400타도 있습니다.

 90점도 잘한거 아닌가요?

 그래도 아이가 90점 받아오면 속상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도 제가 이리 될줄 몰랐어요.

 받아쓰기가 끝나면 그날 전화가 옵니다.,

 제 아이 점수를 우린앤 학원에서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다른엄마들은 어떻게 알고 전화를 하더군요.

 " @@ 몇점 받았다며?"하고..

 처음엔 100점이라 그려려니 했는데 어쩌다 90점 받으면 화가 나더군요.

 우리 애... 총 시험 40번중 세번 90점 나머지 올백 받았습니다.

 근데 못난 엄마는 아는거 틀려왔다고 윽박지르고 화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같은 반 아이가 그러더군요.

 시험이 끝난후 우리 애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더래요..

 왜그러냐고 친구들이 물어봤더니 받아쓰기 틀려서 집에 가면 엄마가 엄청 혼낼거라고...

 그 말 듣고 아차..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데,사소한 것일 뿐인데 내가 왜 그러지..하고...

 제가 어릴적 울 엄마는 매일 절 붙잡아놓고 공부를 시켰습니다.

 어쩌다 시험에서 하나만 틀려와도 그날은 몽둥이 찜질을 당하는 날이었습니다.

 초 5,6학년 되서 성적이 떨어져도 엄마는 주변 사람들에게 여전히 제가 전교 1등을 한다고 거짓말을 햇습니다.

 사실 전교 1등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데도 말이죠...

 사람들이 제게 질문을 해서 답변을 못하면

 "전교 1등이라면서 그것도 몰라?"하는 말에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거짓말은 내가 한게 아닌데 항상 죄지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크면 절대 내 자식은 공부 안시켜야지...시험 못봐도 혼내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저 유치원 졸업때까지 책 한권 읽어준적 없습니다.

 남들 다 하는 가베나 은물 교구, 그 흔한 전집 한 질 한번도 산적이 없습니다.

 유치원 부모님 상담갔는데 울 애 받아쓰기 20점...옆 친구는 100점...선생님이 보여주셔도 웃다가 왔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를 방치했던 제가 초등학교 들어오니 달라지더군요..

 중간고사 에서 1개 틀렸는데도 워낙 100점이 많아 우등상을 놓치고 한동안 우울해 있다가

 기말고사에서 올백받으니 고작 1학년 시험인데도 기분이 하늘을 날아갈 것 같더라구요..

 중간고사 보기 열흘전 학교청소하라서 갔더니 아이들이 다 시험대형으로 앉더라구요.

 뭔일인가 봤더니 모의고사를 매일 보는데 그날 바로 등수 석차 평균 백분율까지 매긴 종이를 나눠줬다더군요.

 우리애 3등했는데 그날 청소왔던 엄마들 저보다 먼저 등수를 알더군요.

 그후 중간고사때까지 매일 등수석차 종이 나눠줬습니다.

 등수 오르락 내리락 할때마다 제 가슴이 타는듯했습니다.

 기말고사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간고사때 문제집 한번 손대지 않은 애는 울애밖에 없더군요.

 심지어는 넘기는 문제집 몇권씩 끝낸애도 있었습니다.

 1등한 애는 전과목 총 9권을 풀었다더군요.

 근데 그 애도 기말에는 2개나 틀리더군요.

 기말은 우리애가 1등을 했습니다. 그땐 정말 기뻤습니다.

 반장 절대 나가지말라고 했지만 속마음은 반장이 되길 바랐습니다.

 반장이 된 후 인기관리를 위해 간식도 돌려봤습니다.

 아이 공부에 대해 하나도 관심없던 제가 변해가니 신랑은 탐탁지않아 합니다.

 시부모님은 치맛바람이라며 잔소리 하십니다.

 하지만 전 치맛바람이라는 말이 젤 기분이 나쁩니다.

 선생님에게 촌지를 갔다주는 것도 아니고 학교를 찾아가는 것도 아닌데

 단지 공부에 신경좀 쓸 뿐인데..

 그 흔한 학습지 한번 한적 없다가 석달전 윤선생 시작한게 답니다.

 때때로 고민해봅니다.,

 울 애 피아노 미술 윤선생 과연 많이 하는 것일까...

 아이에게 부담주고 싶지 않은데 막상 욕심이 납니다.

 학교 대표로 대회를 몇번 나가서 상을 11개를 타왔습니다.

 어린이 신문에도 실리고 학교 방송도 여러번 탔습니다.

 몰랐는데 시키니까 되더라구요..안그렬려고 해도 자꾸자꾸 욕심이 납니다.

 애가 힘들어하고 짜증내도 학교명예 어쩌구 하며 닥달하며 시켰습니다.

 그 후 우리애는 미술대회 나가라 하면 울상부터 짓습니다.

 처음 그림그릴땐 행복해하며 그리더니 요샌 그림도 안그립니다.

 참 못된 엄마지요..

 내내 관심없다가 갑자기 유별나게 신경쏟고...

 저보고 하라하면 하지도 않을거면서...

 1년을 돌아보며 쓰니 넋두리가 되었네요..

 저도 제가 왜 이 글을 올렸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 맘들께 묻습니다..

 제가 아이를 망치고 있는걸까요?

 그렇게 될까봐 너무너무 두렵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