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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책의 만남(피터와늑대소감문)

글쓴이 세라맘

등록일 2003-12-17 12:03

조회수 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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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이었던가?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를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던 때가 아마도 그때쯤이었을 것이다. 클래식 음악에 익숙해지기를 바라던 나는 반 아이들에게 소품위주의 음악을 함께 듣곤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무렵 이 곡을 함께 들었다.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처럼 아이들의 호응을 뜨겁게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아니, 재미있는 이야기와 더불어 전개되는 '음악으로 된 이야기'라니.. 기대 할만 하지 않던가!
그런데 이게 왠걸 나의 기대는 무너지고 말았다.
그 당시만해도 tape나 CD중에 우리말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피터와 늑대'는 없었던 것이다! 영어로 진행되는 그것을 들으며 아이들은 그다지 즐거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친숙한 조수미씨의 목소리와 더불어 귀여운 그림의 책과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
정말 우리 아가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바순의 음색은 '피터야'라고 나지막하게 부르는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피터를 표현하는 현악4중주는 깡중거리며 걷고 있는 생기 넘치는 아이를 그리게 하지 않는가. 또한 뒤뚱거리는 오리의 모습과 오보에의 음색은 절묘하게 어울린다. 플룻이 드러내는 새의 소리는 아침을 깨우는 새의 노래소리와 다르지 않다. 음흉한 늑대의 모습과 살금거리며 눈을 반짝이는 고양이의 모습은 호른과 클라리넷으로 정말 신기하게 잘 드러낸다.
각 악기가 표현하는 인물들은 마치 눈 앞에서 살아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아직은 5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우리 아가도 그 재미난 이야기를 상상하고 있으리라..
그리고,
그 상상을 책을 통해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이란... 눈 앞에 펼쳐지던 상상의 그림은 이제 책으로 표현되고 있다.

감사할 수 밖에 없다.
프로코피에프에게, 조수미씨께, CD 제작자 분들께, 책 편집자 분들께...
어렸을 때 음악의 생동감을 느끼게 하고, 악기 고유의 음색을 접하게 해 주었으니.. 음악으로 이야기를 상상하고 인물을 그려보고, 그것에 감동하여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해 주었으니..
음악의 구성짐을 벅찬 가슴으로 느낀 것을 넘어, 이제는 책의 즐거움까지 알게 하다니.. 놀이감으로 책의 재미를 느끼게 하라고 누가 그랬던가.. 책은 지루한 것이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가지고 놀 수 있는 상상력의 발현체라고 누가 그랬던가..
우리 아가는 이제 그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장난감보다 재미있는 책, 대중 음악보다 친숙한 음악.. '조수미와 함께하는 피터와 늑대'는 그러한 세계를 우리 아가에게 펼쳐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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