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으로 피터와 늑대를 만난 건 작년이었어요. 아이 친구들과 함께 파랑새 극장에서 연극으로 보게 되었거든요. 어떤 내용인지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극을 보게 된데다가 아이들은 앞에 앉고 어른들은 뒤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에 울까봐 얼마나 고심했나 모른답니다. 그때당시 4살이었던 저희 아들은 생일이 늦기 때문에(99년 11월생), 같은 또래 친구들에 비해 이해도가 아무래도 떨어진답니다. 얼마나 속상한 일인지는 겨울생 아이를 두신 부모님들만 이해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아이가 연극내용을 제대로 소화해 냈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1년이 지났고, 조수미씨의 음성으로 소개되어지는 아름다운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가 출간되었네요. 비록 맘스쿨을 통해서 맛보기로 잠깐 아이와 함께 보며 들어보긴 했지만 그때의 재미있었던 상황들이 조금씩 떠오릅니다. 그런데 섭섭하게도 제 아이는 연극내용을 그다지 기억하고 있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한번 보고 끝나는 연극의 단점이겠지요? 너무 어린 나이에 관람했던 것이 무리였을까요?
맛보기로 접해보는 [피터와 늑대]에 제 아이도 물론 저까지 푸욱 빠져들고 말았답니다. 아름다운 크레용의 색채가 마치 한폭 의 유화처럼 거칠어보이기도 하고 수채화처럼 부드러워보이기도 하는 [피터와 늑대]의 그림책... 아이들의 시각을 톡톡 자극시키는 예쁜 그림들입니다. 어릴 때부터 다채롭고 고운 화풍의 그림들을 보고 자라날 때 아이들의 미술적 감각도 확연하게 뛰어나 지겠지요?
거기에다가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씨의 음성으로 진행되어지는 CD..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자극해 준다면 우리 아이의 감성과 EQ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풍부해 질거예요. 갑자기 뿌듯한 맘이 드네요. 거기다가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를 위한 Activity Book까지…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조라는 확신이 듭니다. 아이들은 듣고 보고 만져보는 오감자극을 통해서 IQ와 EQ.. 감성지수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으니까요.
조수미.. 그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부드러운 발성기법의 목소리… 나긋나긋하지만 지루함없이 억양의 높낮이를 적당하게 유지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참 좋네요. 솔직히 전 그녀에 대해서는 좋은 이미지를 갖고있지는 않았거든요. 음악하시는 몇몇분들(제가 아는 지휘자님이나 성악전공자 선배의 이야기를 빌리자면)은 잘 부르지만 기교가 섞였다고 호평과 비평을 함께 이야기해 주신답니다.
하지만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제가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싸~악 가시게 만드네요. 부드럽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게.. 적당한 높이의 음색은 제 귀를 보드랍게 자극시키며 책 내용에 조금 더 조금 더 깊이 빠져들도록 만들어 주더군요. 목소리는 그 사람의 심성을 표현한다고 하던데.. 그렇게 보면 조수미씨의 심성도 그녀의 나긋나긋한 음성처럼 부드럽기 짝이 없겠죠?? 재미있는 동물목소리를 그녀가 그렇게 잘 흉내낼 줄은 몰랐네요. 웬만한 동화구연가 뺨치게(?) 재미난 목소리를 표현해 주시더군요.
이른아침 문을 열고 넒고 푸른 풀밭으로 뛰어나가는 피터의 발걸음과 신선한 아침공기를 상상케 하는 현악4중주의 아름다운 선율..
커어다란 나무밑 가지위의 새소리.. “온세상이 너무 조용해~~”하고 떠들어 대는 유쾌한 음성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어기적거리며 나오는 오리의 걸음새… 숲속의 작은 호수로 향하는 느릿느릿한 행동을 눈을 감고도 떠올릴수 있어요.
“너는 무슨 새가 날지도 못하니??” “너는 무슨 새가 수영도 못하지??꽥” … 갑자기 들려오는 조수미씨의 우스꽝스러운 목소리에, 아이와 전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답니다. 조심조심 다가오는 고양이(클라리넷의 조심스런 리듬..)에 이어지는 깜짝놀란 새의 날갯짓..그리고 고양이에게 화가 나서 꽥꽥거리는 오리의 소리.. 눈을 감아도 눈앞에 그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것만 같았어요.
숲속으로 나간 피터를 야단치시는 할아버지의 엄숙한 목소리.. 역시 바순의 깊이 있는 음색이 영락없이 꾸지람을 늘어놓으시는 어르신의 음성이었답니다.
무서운 꾸짖음에도 아랑곳없이 숲을 두려워하지 않는 피터.. 그 피터의 손을 잡아 끌고 집으로 들어가시는 뚜벅뚜벅 소리가 날듯한 할아버지의 발걸음을 표현해 주는 바순.. 너무나도 재미난 표현입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늑대의 출몰.. 그리고 다급한 오리의 발걸음.. 언제까지나 어기적거릴듯했던 오보에의 소리가 좀더 다급하게 움직입니다.
계속적인 늑대의 추격에, 화급하게 움직이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어기적 거리며 도망칠수 밖에 없는 오리의 소리는 듣는이로 하여금 “빨리 도망가!!!”라고 외치도록 만들더군요.
마음까지 심란하게 뒤흔들며 심금을 졸이게 만드는 늑대의 호른소리…. 무시무시한 그 소리들에 놀라 아이도 저도 몸을 몹시 움츠렸답니다. 에고 무서워라~~~
결국 사납기 짝이 없는 늑대뱃속으로 들어가 버린 불쌍한 오리… 과연 그 오리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그건 맘스쿨에서 허락해 주셔야 알수있겠네요..^^;;
피터는 현악 4중주로, 오리는 오보에로… 어기적 어기적 엉덩이를 흔들어 대며 물갈퀴를 저벅거리며 걸어다니는 듯한 느낌을 그대로 선율에 옮긴듯한 느낌을 줍니다. 고양이는 클라리넷으로… 살곰살곰 담벼락을 타고다니는 부드러운 동선의 고양이 행보를 잘 표현해 주었구요. 새는 퓰룻으로 가벼운 날갯짓을 하며 파닥파닥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모습 그대로를 나타내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역시 바순의 묵직한 음색은 할아버지의 무거운 발걸음과 인생여정을 고대로 표영했답니다. 늑대역시 3대의 호른으로 마음을 억누르는듯한 두려움을 절제있게 표현해 주네요.
욕심부리고도 남을만 하네요… 아이가 어떻게 됬냐고 계속 물어대는 바람에 저.. 몹시 힘들답니다. 저 꼭 뽑아주세요. 네?? 너무너무 갖고싶어요. 오리의 앞날이 너무너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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