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책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책들은 제목이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책들은 원작과 제목이 다르거나 하는 이유로 다시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찾아애서 읽으려고 하면 어린이용으로 편집된 것이어서 내용이 부실했다는 것을 알고서는 실망할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런한 실망보다도 오히려 완전판을 구해서 다시 처음부터 읽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하는 책도 있으니, 나에게는 셜록 홈즈 시리즈가 그것이다.
추리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 사람이라도 셜록 홈즈가 활약하는 단편 하나 정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셜록 홈즈는 요즘 소설에 비해 치밀함도 부족하고,묘사가 많아서 진행속도로 느리고 또한 등장 인물도 전형적이어서, 드라마나 영화 속 입체적인 인물에 익숙한 요즘 사람들에게는 재미가 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래의 이 작품에 그려진 인물군상과 그 시대적 배경,인간에 대한 이해 등은 아동용 또는 축약판보다 휠씬 치밀하며 셜록 홈즈라는 인물 또한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단순하게 그려지 있지 않다.
과학적인 접근을 기초로 한 코난도일의 셜록 홈즈는 문제의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이해서는 아주 사소한 일을 무시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셜록 홈즈의 최대 매력이 바로 사소한 단서로 부터 귀납적 추론을 통해 의뢰인이 방금 전까지 어디서 뭘 했는지,어디 출신인지 무엇 때문에 찾아왔는지 등을 척 보고 알아맞히어 혼을 빼놓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한예가 이 소설의 화자이자 홈즈의 파트너인 왓슨 박사가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총상을 입고 갓 제대한 후 같이 동거할 사람을 찾다가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소개받고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왓슨 박사가 홈즈를 처음 만났을 때 홈즈는 왓슨을 보자마자 대뜸 '아프카니스탄에있다가 오셨군요'라고 말한다. 왓슨은 후에 홈즈에게 어떻게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 묻는데, 홈즈는'이 신사는 의사 같지만 그러면서도 군인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그러면 군의관이 분명한데 얼굴빛이 검은 것으로 보아 열대지방에서 귀국한지 얼마 안 되는 것 같다.얼굴이 해쓱한 것은 고생을 많이 하고 병에 시달렸기 때문이겠지, 왼팔에 부상을 입은 적이 있나보다, 왼팔의 움직임이 뻣뻣하고 부자연스럽다. 열대 지방에서 영국 군의관이 그렇게 심하게 고생하고 팔에 부상까지 입을 만한 곳이 어디일까. 분명히 아프카니스탄이다-라는 생각이 1초도 안되는 사이에 스쳐갔지요'라고 대답한다.
홈즈는 집요한 관찰을 기반으로 과학적인 추론을 통해 명쾌한 답안을 이끌어 내는데 이 과장을 당최 알 수가 없는 대개의 평범한 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독심술 이라도 썼나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쪽같던 마술이 중간 단계를 알고 나면 별로 대단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처럼 홈즈의 이런 설명을 듣고 의문이 풀리고 나면 '설명을 듣고 보니 간단하네요'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어린시절 처음으로 교과서 이외의 내 소유의 책을,그것도 전집으로 가지게 된 것이 셜록 홈즈 시리즈였다. 며칠 밤을 새워가며 일주일이 채 못 되어 다 읽고는,그 이후로도 시간 날때마다 틈틈이,결국은 책이 닳아서 헤질 정도로 헤아릴 수 없이 있었던 책이다. 책 읽는 재미로 처음 밤을 새게 만든 것도 이 책이고, 그 이후로 독서에 취미를 갖게 만든 것도 이 책이며,홈즈의 추리력에 많은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과학적 접근에 관심을 가지고 과학자의 꿈을 지니게 만든 것도 이 책이기 때문에
"셜록 홈즈"라는 이름을 들을 때 마다 항상 어린시절의 향수에 젖곤한다. 탐정을 하기위해서는 특징 없는 얼굴을 가지고 남들이 자신을 잘 기억하지 못해야 된다는 홈즈의 말로 인해 특징 없는 얼굴을 은근히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다.
이런 인물을 창조해낸 작가인 코난 도일이 너무나도 존경스러워 그의 다른 장르 책들도 일부러 찾아서 읽곤 했다. 코난 도일의 '잃어버린 세계'는 영화 쥬라기 공원2의 직접적인 모티브가 된 책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셜록 홈즈와 함께 다시 한 번 과학적 추리를 이용한 지적 유희와 어린 시절의 향수에 빠져보길 희망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