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가 존 버닝햄의 작품을
무척 좋아합니다.
이책은 사달라고 몇 차례나 졸랐는데 번번히 잊어버렸다가
얼마 전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라는 제목을 보고, 할아버지의 등뒤에
서있는 여자 아이를 보면서 단순히 할아버지와 손녀의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한 장 두 장 읽어가다보니
아이와의 대화가 나오는데 한 장이상 연결되는 내용은
아니더군요.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끝까지 읽어 가는데 할아버지의 부재를 알리는
복선이 보여지고 그뒤엔 덩그러니 남아있는 빈소파 하나...
그리고, 맨 끝에는 늘 할아버지와 했던 나들이를
이제는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떠나는 여자 아이가 보이더군요.
그제서야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조금 이해가 되었고
뒷표지의 부연 설명을 읽으면서 상세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와 손녀가 함께 보내는 사계절 이야기...
할아버지는 떠났지만 여자 아이의 가슴 속에는
함께 했던 추억들이 하나둘 차곡차곡 챙겨져있고
그때를 떠올리는 물건들을 보면서 꺼내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아이가 동생을 챙기며
함께 떠날 만큼 자랐고 그렇게 가면서 동생에게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주겠죠?
아이들과 읽으면서 뒷 표지까지 읽어주었더니
8세의 큰 아이와 5세의 둘째는 모두 눈물을 글썽글썽...
그러면서, 광주에 계신 할머니 이야기를 하더군요.
할머니가 떠나면 정말 슬플거라며 바로 뒤이어
할머니께 안부 전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독특한 전개 방식에 처음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지만
짧은 내용에도 여운이 강하게 남는 좋은책,
제 어린시절도 떠올려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