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날 선물, 엄마가 직접 만들면 훨씬 훌륭해요". 스티로폼과 크레파스 매직펜과 색종이를 이용해 아이들 선물을 만들고 있는 엄마들. 왼쪽부터 이남실, 박미순, 신인숙, 김영미씨. /조인원기자

“날마다 어린이 날이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희망처럼 예나 지금이나 어린이 날은 개구쟁이들의 꿈의 날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도 막상 5월 5일이 다가오면 ‘어떻게 놀아줄까?’ 은근히 걱정스러운 어른들. 하지만 어린이 날의 의미를 제대로 되새기면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어린이 날은 비싸고 포장이 화려한 선물을 챙겨주는 날이 아니라 어린이가 어른의 그림자가 아닌 인격체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는 날이다.

푸르고 맑은 5월 5일 하루만은 마음도 넓고 상상력도 풍부해지는 어린이가 되도록, 마음에 쏙 남을 풍선처럼 예쁜 어린이날을 마련해보자.

◆오늘은 내가 동화 속 주인공

동화 속 공주님이나 동물원 조련사, 멋쟁이 마술사 아니면 곰돌이 푸우도 좋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나 만화 속 주인공이 되게 해주자. 캐릭터용 옷을 직접 만들어 줄 수 있는 실력이 있다면 아이가 더욱 좋아하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도화지로 종이가면을 함께 만들어 쓰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달라진다.

◆꿈을 이루게 해주는 선물

우리 아이 소원은 무엇일까? 컴퓨터 게이머, 패션디자이너, 생명공학자, 화가, 피아니스트…. 아니면 엄마나 아빠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가진 아이들도 있다. 네모난 상자에 아이의 꿈과 관련된 작은 선물을 담아주자. 게임용 새 CD타이틀, 예쁜 옷감, 화구세트, 과학실험 도구 세트, 소꿉놀이 세트 등 역할놀이 장난감들이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선물과 함께 꿈을 이룰 수 있는 마법을 걸어주는 것도 잊지 말자.

◆이뤄져라 이뤄져, 세 가지 소원

아이에게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세 가지 소원 쿠폰을 발행해주자. 어린이 날 하루 전 아이가 엄마 아빠에게 바라는 세 가지 소원을 쿠폰 카드에 적도록 하고 그 소원을 최선을 다해 들어주는 것이다. 너무 엉뚱하거나 거창해서 소원을 이뤄주기 힘들다면 아이와 반드시 상의해 양해를 구하자. 무조건 들어주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부모를 아이는 신뢰하지 않는다.

◆음식을 나눠요, 포트럭 파티

포트럭 파티(Potluck Party)는 한 가족이 한 가지 음식을 마련하여 함께 나누며 즐기는 파티. 일종의 품앗이 파티라 할 수 있다. 아이와 가까운 이웃 친구, 또는 친지들이 모여 저마다 집에서 요리해온 음식들을 품평하며 소박한 잔치를 즐길 수 있다. 음식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종류로 요리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것. 과일 샐러드, 떡볶이, 김밥, 피자까지 정성만 있으면 무궁무진하다.

◆기억에 남을 이벤트

아이 이름이 새겨진 도장을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 오랜만에 가족 사진도 함께 찍어본다. 매년 5월 5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가 시간이 흐른 뒤 비교해보면 아주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세월과 함께 달라진 가족들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으니까.

◆꼬마 성 만들기

집 안에 아이가 놀 수 있는 멋진 성(城)을 만들어주자. 우드락은 만들기 쉽지만 쉽게 망가질 수 있는 단점이 있고 하드보드지는 튼튼하지만 모양을 내기가 쉽지 않다. 몸체는 하드보드지로 만들고 성탑·창문 같은 장식은 뒤에 접착제가 붙은 우드락을 오려 예쁘게 만들면 된다. 크기는 아이가 혼자 들어갈 수 있을 정도. 창문은 셀로판지로 달아준다.

(이명규·맘스쿨 www.momschool.co.kr 운영자)

/ 2003년 4월 28일 조선일보 사회면 엄마랑 아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