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요. 한달 내내 손톱을 깎은 기억이 없어요. 분명히 월요일 아침마다 원에서 검사를 하곤 하는데...선생님께서도 손톱에 관한 코멘트가 없네요.
이렇게 유치원을 마쳤어요. 어려서, 몰라서 그러려니 하고 무심히 넘기고 이제 어엿한 초등생이 되었건만도 여전히 아이의 손톱은 자라질 않고 줄고만 있어요. 점점 더 짧아지고 손가락마저도 너덜너덜 하니 아주 보기가 흉해졌더랍니다. 이렇게 되고나니 엄마로서 뭔가 부족함이 있었나 보다 하는 자책과 원인 찾기에 혈안이 되었지요. 넘넘 보기 싫어서 호통을 치고 손톱을 물지 못하도록 밴딩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싸인펜으로 손톱을 까맣게 칠하였건만 ...반짝 사라지는가 싶더니 버릇은 아주 질기도록 살아 남더군요. 제 눈길이 닿지 않는 학교에서 모두 먹어치우고 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가 막힐 수가...아무리 사정을 하고 달래어도 그때 뿐이고..자신도 모르게 그런다고 하니...이를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더군요. 나와는 너무나 다른 습관을 가진 아이를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왜. 왜. 왜?
그렇게 씨름을 하던 차, 아이와 함께 우연히 화장품을 구경하다가 좋아라 하는 향이 솔솔~ 나는 매니큐어를 사주게 되었지요. 일반 것과는 달리 아주 향이 강하고 오래도록 진하게 남으며 달콤한 것이 아주 그만 이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매니큐어는 아니고 거의 투명에 가까운 베이스 코트였더랬지요. ㅎㅎ 암튼 그렇게 손톱을 단장해주고 학교를 며칠 보냈는데...글쎄 손톱이 초생달 만하게 조금씩 조금씩 야금야금 자라고 있는 거예요. 이런이런, 눈물이 글썽글썽... 손톱에서 나는 향 때문에 냄새에 취해서, 친구들에게 좋은 냄새 자랑하느라, 손톱이 항상 코 언저리에 자리를 잡고 있느라 입까지 갈 시간이 없다네요. 아이 말이요. ㅎㅎ 이렇게 우리 모녀의 끈질긴 손톱과의 찐한 전쟁은 종지부를 찍었답니다 .
그리고는 깨달았어요. 내가 더 이해하고 받아 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걸...저는 아이 시절을 보냈지만 아이는 아직 알지도 가보지도 못한 낯설기만한 어른인 제 세계를 절대 이해할 수 없다는 걸...왜 내 맘을, 말을 못 알아 듣느냐고, 도대체 몇 번을 이야기 해야 하느냐며, 엄마가 그렇게도 싫다 하는데 이럴 수가 있으냐며...호통치고 어름장을 놓았던 제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방법은 어디에도 있다는 걸...단지 아이가 원하는 방법을 찾을 때 까지 한박자, 두박자 쉬어가야 한다는 것을...혹시나 님들 자녀의 손톱도 성장을 멈추고 있다면 맞춤 치료를 해 보세요. 먼저 마음을 치료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시구요. 손톱만 성장을 멈춘 것이 아니라 마음도 자라지 않고 있다는 걸, 꼭 기억하세요. 요즘은 무섭게 자라는 손톱을 월요일 아침마다 깎아 주는 행복에 푸욱~ 젖어 있답니다.ㅎㅎ







> 








전영미(병욱스)
좋은 방법이네요~
^0^
답글
돌핀맘
답글
채희마미
전 아이와 대화가 안되는데...
ㅡ.ㅡ;
계속 신경이 나요..
한번 말해서 안들으면...전 소리치거든요..ㅡ.ㅡ;
답글
온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답니다.
저도 예쩐에 아이가 틱 현상을 보인적이 있어서 그때 정말 맘고생 많이 했답니다.
제가 너무 아이한테 스트레스를 줘서 그런가 싶기도하고..
아들과 좀 성격이 맞지 않아 매번 부딪치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일로 (예방접종을 너무 무서하는데 제가 강제로 2대롤 맞춘후에) 그런 현상을 보였거든요..
그때는 정말 다그쳐보기도 하고.. 달래 보기도 하고...
시간이 약인지라~~ 많이 기다려주고 하다 보니 서서히 증상이 없어 졌답니다..
아이의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을 읽어내지 못하는 어른들의 마음이 가끔은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준다는 것을
항상 알아야 하는데~~
다그치고 야단치기전에 아이와 충분한 대화로 아이를 대하여 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아이의 손톱이 건강해졌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글을 읽고 마음이 짠 해지네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