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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8월호 - 당근 다홍이를 읽고

글쓴이 로즈마리

등록일 2005-08-30 15:13

조회수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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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의인화되어 등장하는 동화책은 주변에 널려있습니다.
어쩌면 유아용 책에서는 사람이 주인공인 책보다
동물이 주인공인 책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아닌 동물이 주인공이 되면 그만큼 더 풍성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아이들의 감수성이나 창의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까요?
전문가가 아니라 그저 그렇게 추측해 봅니다.
아주 가끔은 과일이 등장하는 책이 있기는 했지만
과일이 주인공인 경우는 매우 드물었죠.
배경이 되거나, 하나의 소재였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번 달맞이 책의 <당근 다홍이>는......
어라? 주인공이 당근이더라구요.
당근뿐만 아니라 가지, 양파, 호박, 토마토라니.....
어떤 이야기를 담았던간에 등장하는 인물들 자체만으로도
호기심이 자극되고, 재미를 더하는건 분명합니다.
도대체 채소들이 무슨 이야기를 펼칠지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겼답니다.

책 내용이요?
채소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지.
하던 일을 멈추고 아픈 할머니 병문 안을 선뜩 나서는 채소들.
사람도 못하는 일을 채소들이 하더군요. ㅋㅋㅋㅋㅋ

햇님을 듬뿍 머금고, 땅의 기운을 받고 자란 채소들은
마음도 그렇게 예쁘고 따뜻한가 봅니다.
우리 아이도 채소들처럼 자연속에서
햇빛을 받고, 땅에서 맨발로 뒹굴며 자라면
그 채소들처럼 따뜻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랄까요?

엄마인 저는 읽고 난 후 그런 소망이 생겼고
아이는 재미있는 채소이야기 덕분에
냉장고에 있는 채소들을 꺼내 이야기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야채 친구들이 만들어 내는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 <당근 다홍이>
책을 읽고 식탁에 올려지는 야채 반찬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진 아들.
그런 모습이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모릅니다.
공부하는 열심히 하는 아들의 모습보다
그렇게 풍부한 상상력으로 자라는 아들의 모습이 더 좋은 철없는 아줌마랍니다.

볶음밥에 들어간 당근을 보고는 "다홍아, 우리 집에도 놀러와."
어묵 조림을 보고는 "어? 양파 아줌마가 들어있네?"
가지 나물을 보고는 "가영아 안녕~ 맛있는걸 줘서 고마워."
된장찌개에 들어간 호박을 보고는 "호박 아저씨, 우리집 의자도 고쳐주세요."합니다.

<당근 다홍이>를 만나기 전에는 볶음밥의 당근이 미웠고
물컹거리는 가지 나물과 양파가 싫었고
미끄덩거리며 별 맛을 모르는 호박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녀석이 이젠 사랑스런 눈으로 야채들을 바라보고
말을 걸며 친구를 삼고 있습니다.
대단한 발전이고 변화죠?

우리는 정말 좋은 책 한권이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기도 한다는 말을 가끔 듣습니다.
인생을 바꾸지는 않더라도 분명 아이는 변했고 달라졌습니다.
그저 싫고 대수롭지 않던 식탁의 야채 반찬들이 반갑고 좋아진거죠.
야채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면서 즐겁게 식사하는 법을 배운 것은 물론이고
시장을 가면 가장 먼저 야채 코너로 달려가
윤기나고 싱싱한 야채들을 보며 반가워합니다.
좀더 다양하고 많은 야채들을 맛보고 싶어하고, 알고 싶어하죠.

아니, 바꾸겠습니다.
이건 인생을 바꾼 것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어느 날 불현듯 저희 집으로 날아온 <당근 다홍이>
그 귀엽고 사랑스런 다홍이와 따뜻한 야채 친구들.
여러분들도 이미 만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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