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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맞이 - 어른의 눈으로 본 바비와 용

글쓴이 로즈마리

등록일 2006-01-31 09:55

조회수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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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아이가 7살 용띠랍니다.
그래서인지 용을 무척 좋아하고, 관심도 많아요.
그래서 이 책은 '용'이 나온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저희 집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죠.

전에는 달맞이 그림책을 아이의 눈으로 이야기 했는데
전 이 책만은 제 눈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제 마음에 흡족한 책이죠.

그렇다면 이 책이 36살인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부분은 무엇일까요?
조금 우수운 말일수도 있겠지만
'북쭉 바위 굴집'과 '산복숭아 술'이었답니다.
굴집은 바비네 집의 저장고더군요.
말린 버섯과 잼, 술 등이 잔뜩 저장되어 있는.

동굴 밖은 흰눈이 잔뜩 쌓여 있는데
저장과 안에는 붉고 푸른 열매들이 가득했습니다.
투명한 유리병과 상자마다 가득한 열매들.
꼬챙이에 가즈런히 꽂혀서 말려진 버섯들.
책에서는 말린 버섯이라고 해서 버섯이라고 믿었지만
그림으로 보면 곶감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상주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일본도 곶감을 먹는지 궁금하더군요.)

그림을 보자마자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와~ 요정들은 저런 걸 먹는구나.'
그런 다음에는 '그래, 이런 걸 먹어야 요정답지.'
라는 생각으로 마무리 되더군요.

그런 다음 제 시선을 끈 것은 커다란 술 통이었습니다.
왠만한 자동차 한 대 보다 커다란 술 통.
산복숭아 술이라고 하는데
왜 하필 산복숭아 술인지도 무척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일본 사람들이 즐기거나 민속주쯤 되려나????
한국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술이니까요.

그래서 전 생각했죠.
'매실주로 해도 괜찮았을텐데.'
봄에 비교적 빨리 피는 꽃이 매화이잖아요.
흔히들 봄하면 벗꽃을 연상하는데
벗꽃보다 매화가 훨씬 더 먼저 개화한답니다.
저희는 해마다 매화꽃을 보러 남도를 여행하러 가는데
그 매화꽃 향기와 그 풍경에 취해 본 사람은
벗꽃보다 매화를 더 좋아하게 되죠.

그러나 산복숭아 술도 용에게 선물하기에 꽤 괜찮은 술인거 같아요.
불그스레하고 달콤한 향기가 나는 산복숭아 술을 들이키고
살짝 취기가 돌아 봄비를 뿌리는 용이라....
어? 어건 음주 운전에 해당되는거 아닌가요? ㅋㅋㅋㅋ

비를 뿌리고 되돌아가는 용을 보며 바비가 엄마에게 묻습니다.
"용의 집은 어디에 있어요?"
"멀리 서쪽 하늘 끝에 있지.
용들은 거기서 또 구름을 모아서 커다란 둥지를 만들고 살고 있어."
마지막 모녀의 대사때문인지
요즘은 서쪽 하늘에 떠 있는 구름만 보면
혹시 그 속에 용이 꿈틀거리고 있지는 않는지 눈여겨 보게 됩니다.
분명 용이란 가상의 동물임을 알면서도
아이들의 동화책을 보고 나면
어느 새 저도 그 세계에 빠져들이 모든걸 믿게 되죠.

참, 책표지 뒷면에 바비가 쪼그리고 앉아
이제 막 피어오른 새싹을 보고 있는 장면 보셨나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용을 그리고 하고 있는 듯 하죠.
빨갛고 긴 머리카락은 또 어찌나 예쁜지.
저런 딸을 하나만 더 낳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답니다.

아직 1월인데도 바비처럼 저도 벌써 봄이 그립습니다.
여러분의 가슴에도 봄이 왔나요?
제 입엔 산복숭아 술의 달콤함 맛이 맴돌고
가슴에 작은 새싹 하나가 피어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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