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출판사의 “과학은 내친구” 시리즈인데 과학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책입니다. 그렇다고 과학이라고 하면 무조건 딱딱하고 아름다움과 멀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과학을 설명하면서도 이렇게 예쁜 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래서 저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야자마 요시코” 작가를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봄 아이랑 수십 번을 같이 읽으며 제비꽃을 찾아다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며칠 전에는 이파리가 무성한 풀을 보더니 “어? 제비꽃이다.” 하더군요. 꽃이 없어도 이젠 제비꽃을 쉽게 찾아내는 녀석. 집에 돌아와서 다시 이 책을 찾아 읽으며 “엄마 제비꽃을 보려면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하네. 아쉽다. 언제 봄이 오지?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하며 많이 아쉬워하더군요. 아직 여름이지만 내년 봄을 기다릴 줄 아는 아들 녀석이 예뻐서 엉덩이 툭툭.
봄이 되면 연초록 풀밭 외에도 콘크리트나 돌담 사이에서도 피어나는 제비꽃을 우리는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만남을 시작으로 “어떻게 저런 곳에서도 꽃이 피어날까?”라는 물음으로 이 책은 시작됩니다.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제비꽃이 어떻게 씨앗을 퍼트려서 자라는지에 대한 것이지요. 글은 질문과 대답 형식을 취했지만 작가가 독자에게 하는 질문이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가 자기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 형식이어서 부드럽고 친숙합니다. 답 역시 일방적인 단답형 대답이 아니라 독자가 보고 찾아낸 것을 그냥 확인해보는 형식이랄까요? 자연스럽고 소박한 글과 그림을 통해 우리는 제비꽃과 오래된 친구처럼 되어 버리죠.
소박함은 자칫 초라함으로 연결되어 말하곤 하지만 이 책의 글은 소박해서 감사하고, 군더더기 없는 글이라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책 몇 장을 뒤적이다가 또 가슴이 떨립니다.
제비꽃이 그대로 책 속에 피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 아시나요?
책 위에 하얀 가제 손수건을 올려 놓으면 보랏빛 꽃물이 그대로 물들어 버릴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벌이 제비꽃의 꿀을 먹고 있는 장면에서는 제비꽃의 투명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청명하게 맑은 날 제비꽃씨가 터져나가는 그림에서는 타닷타닷 소리가 들리것 같죠.
지난 봄,
이 책을 들고 공원 이곳저곳을 아이와 헤매고 다녔습니다.
제비꽃 주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한참 동안 제비꽃과 이야기를 나눴죠.
제비꽃을 씨를 맺을 즈음에도 어김없이 찾아가 세 갈래로 갈라져 맺힌 씨를 보았고.
자연에 대한 관찰자로서의 참여는 아이에게 자연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반드시 어떤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조용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자연을 이해하게 되죠.
지난 봄 여러분들도 제비꽃을 만나보셨나요?
이젠 꽃들도 시들고, 대부분의 씨앗도 다 터져 나가버리고 무성한 이파리만 남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제비꽃을 보며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엄마 이게 무슨 꽃이야?”라고 물으면 “제비꽃이야”라는 대답이 전부는 아시셨나요?
사실 처음엔 저도 그랬답니다. 그 외에 또다른 어떤 답이 있었겠어요.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다른 대답을 해줄 수가 있었습니다.
“어머 개미가 이곳에도 씨앗을 물고 왔나봐.”
“꽃 뒤편에 있는 주머니를 한번 볼까? 벌이 저 꿀샘에서 꿀을 먹겠구나”
“이건 낚시 제비꽃인가? 히메제비꽃인가? 아니면 콩제비꽃?”
여름이 지나고 가을, 겨울이 되면 땅에 떨어진 제비꽃 씨앗들은 꿈을 꾸겠죠.
겨우네 잠을 자다가 내년 봄에는 더 예쁜 꽃을 피우는 꿈.
내년 봄에는 여러분들도 발밑에 있는 제비꽃과 친구가 되어 보세요.
너무도 소중하고 예쁜 이 그림책.
아직도 모르고 계시는 분들께 정중히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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