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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잡는 아버지>

글쓴이 서경맘

등록일 2005-08-21 01:35

조회수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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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 선생님이 글을 쓰신 <나비를 잡는 아버지>는 일제시대 소작농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바우네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현덕 선생님의 글에는 어린이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어른들의 이중성을 꼬집고 순수한 어린이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고 우리 민족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고자 함에 있다고 합니다.

언덕에 앉아 송아지에게 풀을 뜯기며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바우의 귓가에 유행가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바우는 '겨우 서울 가서 공부한다고 배워 가지고 온 것이 유행가 나부랭이냐. 그리고 나비 잡는 것하구.' 하며 빈정거리는 웃음을 웃습니다. 소학교 친구 경환이의 노랫소리입니다. 공부는 바우가 더 잘했지만 경환이네 집에 소작을 붙여 겨우 연명하는 바우네 형편으로는 상급학교에 진학할 엄두조차 내지 못해 한편으론 슬프고 억울하고 한편으론 경환이를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로 바우는 틈 나는 대로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풀었고 이를 즐거움으로 삼았습니다.

여름방학이 되어 서울에서 집으로 내려온 경환이는 동네 아이들을 이끌고 다니며 유행가를 부르면서 하릴없이 나비만 잡으러 다닙니다. 바우의 눈에 이 모양이 좋게 보일리 없습니다.노랫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바우의 앞에 호랑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앉자 바우는 나비를 잡아 그 찬란한 모양을 살핍니다. 경환이는 바우의 손에 있는 나비를 보고 반색을 하며 나비를 달라 하지만 바우는 줄 마음이 없습니다. 외려 경환이를 나무랍니다.
"넌 무슨 까닭으로 어린애들을 몰고 다니며 앰한 나비를 못살게 하는 거냐."
"누가 장난으로 잡는 거냐. 학교서 숙제를 냈어. 동물 표본을 만들어 오라구."
경환이도 지지않고 맞섭니다.
바우는 어린애들에게 쓸데없이 유행가를 가르친다며 다시 한 번 경환을 나무라며 손에 들고 있던 나비를 날려보냅니다. 경환이는 화가 잔뜩 나서 바우네 송아지를 돌멩이로 때리고는 심술이 풀리지 않았던지 바우네 참외밭에서 나비채를 휘두르며 참외덩굴을 짓이겨 놓습니다. 그 참외밭은 바우네의 식량을 예비한 무엇보다 소중한 농사입니다. 바우는 잔뜩 화가 나 경환이에게 대들지만 경환이는 자기 집 땅이라며 '내가 너희 집 살림을 알게 뭐냐' 하며 맞섭니다. 그리곤 바우를 넘어뜨리려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자 손에 돌을 들고 달려듭니다. 이를 지켜보던 동네 어른의 손에 이끌려 가면서 경환이는 잔뜩 벼르고 벼릅니다.

경환이의 으름장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바우는 어머니에게 아버지에게 연이어 야단을 맞고 어서 빨리 나비를 잡아 가지고 가서 용서를 구하라며 크게 꾸지람을 듣습니다. 하지만 바우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잘못한 것이 전혀 없으니 용서를 구할 것도 없다는 마음뿐입니다. 되려 아버지 어머니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일은 계속 커져 아버지 어머니가 경환이네 집에 불려갔다 오고 바우가 용서를 구하지 않으면 소작을 주지 않겠다 하여 바우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지만 바우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바우의 소중한 그림모음도 불에 던져 버리고 맙니다.

바우는 다음 날도 어머니 아버지의 용서를 구하라는 말씀은 못 들은척 뒷동산에 올라 풀을 베고 누워 생각에 잠깁니다. 어버이에 대한 야속함과 노여움이 사무치며 바우는 혼자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 듯 벌떡 일어섭니다. 그리고 집으로 내려오다 산아래 모밀밭에서 나비를 잡는 경환이의 모습을 보고 코웃음을 칩니다. 하지만 모밀밭이 가까워질수록 그것은 경환이가 아니라 나비를 잡는 사람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임을 깨닫습니다. 바우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갑자기 모래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그토록 야속했던 아버지가 무척 불쌍하고 정답고 그리고 아버지를 위하여서는 어떤 일이든지 못 할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바우는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참으며 언덕 아래 모밀밭을 향해 소리칩니다.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어려운 시절 가난함으로 인해 더욱 설움을 받아야 했던 소작농들의 서글픈 모습입니다.
잘잘못을 가리기도 전에 없이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조건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야만 했던 지난 시절이 참으로 화가 납니다. 눈물이 납니다. 끼니 걱정에 행여나 소작일이 떨어질까 봐 자식의 아픔을 알면서도 내 자식을 편들 수 없음이 속상합니다. 오히려 나무랄 수 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을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자식을 대신해 아버지는 초라한 농립을 벗어들고 비척비척 나비를 잡으러 이리 뛰고 저리 뜁니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바우는 그 큰 사랑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음을 늦게서야 알게 됩니다. 어찌할 수 없는 바우의 설움이 나의 마음을 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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