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이를 야단치고 나서 어린 시절을 되돌아 봅니다. 내 키가 채 1m도 되지 않던 그 때 엄마에게 야단 맞고 이불 뒤집어 쓰고 누워 훌쩍훌쩍 울면서 잘못했다는 생각보다는 억울하고 서러운 생각이 먼저 들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내가 한 행동보다는 엄마가 들었던 매가, 엄마의 무서운 얼굴이, 엄마의 매정한 목소리가 자꾸만 생각나서 혹시 엄마가 나를 미워하는 건 아닐까... 그게 슬퍼서 자꾸만 눈물이 났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느날, 뒤돌아 앉아 소리없이 우시는 엄마의 작고 슬픈 어깨를 보면서 아주 조금씩 조금씩 철이 들어갔습니다. 하지 말라는 것은 꼭 한번 더 하고, 한 했으면 싶은 것은 기어이 하고 마는 어린 시절 나를 꼭 닮은 내 아이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매를 들게 됩니다. 서러워서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훌쩍이며 잠든 아이를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릅니다. 아이 옆에 모로 누워 혹시 멍이라도 들었을까 엉덩이도 살며시 만져보고 얼굴도 쓸어보지만 눈물은 그칠 줄 모르고 흘러 내립니다. 그때, 잠든 줄로만 알았던 아이, 살며시 고사리 같은 손 내밀어 엄마의 눈물을 닦아 줍니다. "엄마, 울지 마세요. 엄마도 눈물이 자꾸 나요?" "시영아, 엄마가 화 내서 미안해..." "엄마, 이제 시영이 말 잘 들을게요." 어린 시절, 엄마가 날 그렇게 안아주었던 것처럼 아이의 작고 사랑스러운 몸을 꼭 껴안아줍니다. 아이들도 정말 화가 날 때가 있다는 걸 가끔 잊는 엄마. 오랜만에 <쏘피가 화나면 정말정말 화나면>을 책꽂이에서 꺼내온 시영이. 그런 엄마를 눈치 챈 걸까요? 빨갛게 화가 나서 터질 것만 같은 쏘피. 엄마에게 억울하게 혼이 나고 볼이 벌개져서는 퉁퉁 부은 모습으로 눈을 내리깔고 있는 시영이랑 어쩜 그리 똑같은지. 시영이가 화가 나면 정말정말 화가 나면... 시영이도 쏘피처럼 막 달리고 싶지 않을까. 그러다가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시원하게 울어버리고 높다란 밤나무 위에 앉아 푸른 파도소리를 듣는다면 쏘피처럼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요즘 아이들도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하죠. 내 아이도 예외는 아닐 거란 생각을 해 봅니다. 쏘피는 시영이도 좋아하는 책이지만 자주 중요한 사실을 잊는 엄마에게 더 소중한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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