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주니어의 '저리 비켜'는
예쁘고 귀여운 주인공이 슬픈 듯, 화가난 듯한 모습으로 나옵니다.
아이에게 "무슨 동물같아?"라고 물었더니
"강아지인가? 그런데 꼬리가 없잖아.
고양이 같은데 수염이 없고, 귀가 크지 않으니 토끼는 아니구."하고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아이도 저도 어떤 동물을 그렸는지 잘모르겠더군요.
하지만 예쁘고 귀여워 아이가 '예삐'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예삐가 책을 읽으려는데
옆에서 책을 읽던 긴 뱀이 긴 꼬리로 방해를 합니다.
예삐는 화가 나 "비켜 뱀아"라고 합니다.
그림을 그릴 때도 , 소파에 앉을 때도, 장난감 집에 들어가려고 해도,
모래 놀이를 하려 해도, 미끄럼틀을 타려 해도,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려 해도, 롤러 스케이트를 타려 해도
긴 뱀이 벌써 자리를 차지해서 예삐는 방해를 받습니다.
하지만 비가 쏟아지는 날,
긴 뱀이 몸을 말아올려 우산이 되어 예삐는 비를 맞지 않습니다.
이제껏 "비켜"라고 했던 예삐는 "비키지마....."라고 합니다.
비가 그치고 햇님이 떴지만 뱀은 누워 있습니다.
뱀이 예삐를 일부러 방해를 하려고 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몸이 긴 뱀은 어쩔 수 없이 예삐를 방해하게 되지요.
곤란에 처한 예삐는 뱀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듯
늘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아이도 그런 상황에 처하면 울고 화를 내겠지요.
하지만 뱀이 의도적으로 예삐를 괴롭히지 않았음을
나중에 몸으로 우산을 만들어서
예삐가 비에 젖지 않게 하는 것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나쁜 뱀이 아니라 사실은 착한 뱀이었습니다.
아이가 친구를 사귈 때도 겉으로 행한 친구의 행동을 보지 말고
그 친구의 마음을 보았으면 합니다.
사실은 자기를 괴롭힌 게 아니라
친구와 사귀고 싶어서 관심을 보인 것인데 아이는 오해를 하고
그 친구가 다가오면 소리지르거나 화를 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예를 들면 말이 어눌한 친구가 다가와서
아이에게 이상한 말을 했을 때
친구의 어눌한 말을 보지 말고
아이와 함께 놀고 싶어 하는 친구의 마음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아이가 친구와 함께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옆에서 책 읽는 친구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그림을 그릴때도 친구가 그림 그리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
소파에 앉을 때도 벌러덩 눕지 말고 똑바로 앉아서 친구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도 자기가 다 갖고 놀았으면 친구도 갖고 놀게 양보해주는 등의
친구를 향한 배려도 함께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예삐가 나중에 뱀에게 "비키지마......"라고 할 때
글의 말줄임표를 통해 예삐가 고마워하고,
뱀이 계속 우산이 되어주었으면 하고 바라고,
혼자만 비를 맞아서 미안해하는
예삐의 마음을 아이는 읽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예삐는 자신의 우산이 되어준 뱀의 몸에 손을 대고 울상을 짓습니다.
앞에서와 똑같은 예삐의 표정이지만 앞의 표정과는 전혀 다릅니다.
앞의 예삐의 울상은 화가나고 슬픈 울상이지만,
지금의 울상은 미안함과 고마움이 가득한 울상이니까요.
그렇게 싫어하는 뱀의 몸에 손을 대는 예삐를 통해
나쁘게만 봤던 뱀을 다시 보게 되고
뱀을 친구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비를 너무 맞아 아파하는 뱀이
해가 떴는데도 불구하고 누워있는 모습에서
뱀이 예삐를 무척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몸으로 누군가의 우산이 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간략한 그림만으로도
아이에게 친구 사귐과 친구의 소중함,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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