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둘 가사지의 정원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그림 / 이상희 옮김
표지 그림만으로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죠~
연필로 그린 그림은 정말 예술작품을 보는 듯합니다.
헤스터 아줌마의 개 프리츠를 데리고 산책하던 앨런은
강아지 프리츠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그만 프리츠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말썽꾸러기 프리츠가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정원에 개를 데리고 들어오지 마시오.
은퇴한 마법사 압둘 가사지" 라는 경고판까지 붙여놓은 정원으로 달아나 버린 거예요.
환상과 현실이 엇갈려 신비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그림책입니다.
당황한 앨런은 마법사를 찾아가 용서를 빌지만 마법사는
이미 프리츠를 오리로 바꾸어 놓은 지 오래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오리가 된 프리츠를
다시 한 번 놓쳐버린 앨런은 강아지의 주인인 아줌마에게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눈앞이 다 캄캄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외출에서 돌아온 아줌마를 붙잡고
사정을 설명하던 앨런 앞에 멀쩡히 강아지 모습으로 돌아온 프리츠가 나타났답니다.
흑백으로 그려진 신비로운 그림이 아이들을 마법과 미로로 둘러싸인
신비한 정원의 세계로 흠뻑 끌어 당깁니다.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따로 글과 그림을 배치해서
흑백 일러스트를 잘 살리고 있는데 흑백이라는 단색이
이렇게 풍부한 음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답니다.
게다가 덩쿨 식물로 뒤덮인 압둘 가사지의 정원입구 그림은
정밀한 묘사력과 원근법이 어우러져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이미지를 남기고 있어요
앨런이 프리츠를 쫓아 올라가는 계단 옆에 있던 토끼 한마리는
이상한 나라로 앨리스를 인도한 토끼를 연상시키고 있어 나도 모르게 미소를 띄고 말았죠
무표정하고 위압적인 마법사 압둘이 프리츠를 오리로 만들어 버리고
오리는 앨런의 모자를 물고 사라져 버리지만 앨런이
마법사를 만났다는 말을 헤스터 아줌마는 믿어 주지 않고
단지 마법이라는 속임수에 속았을 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장면에서 앨런의 모자를 프리츠가 물고 있는 것으로 작가는
마법이란 아직도 존재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는 아이와 마법을 믿지않는
어른의 시각이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미 기성세대가 된 입장에서 이런 책을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의 책 한권이었습니다.
인간들이 서서히 신을 잊어갔기에 신들이 힘을 잃고
신화나 전설속에만 남아버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나 역시 어느새 마법 같은 것은 영화나 동화에만
나오는 것이라 믿고 있었음을 확인하고 씁쓸해져 버립니다.
내가 어린시절 이후 잊고 있었던 것들을 끄집어 내준 이야기는
물론 연필만으로 빛과 그림자의 묘미를 세밀하게 연출하고 있는
이 책의 그림들은 독특하고 감탄스러운 유럽의 일러스트를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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