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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진이의 책놀이-잘자요 달님.

글쓴이 호진맘

등록일 2005-08-25 17:22

조회수 1,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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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잠들기전에 아기에게 읽어주면 좋은 책이다. 이책을 보고는 스르르 잠이 들것 같다.
호진이 잠자기전에 일어주는 책이다.
아마도 겨울일 듯싶다. 일곱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자정은 넘은 듯 캄캄하고, 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들도 초저녁 무렵이기에는 너무도 환히 빛난다.
밖은 설령 바람 쌩쌩 불고 코끝 저리게 춥더라도, 벽난로에선 장작이 활활 타고, 디디면 발이 푹푹 빠질 것 같은 빨간 카펫이 깔려 있는 초록 방 안은 무척이나 따뜻하고 아늑해서 1분만 가만히 있으면 스르르 눈이 감길 성싶다.
하지만 잠옷을 입고서 침대에 앉아서 또록하니 앞을 쳐다보는 아기 토끼 눈은 졸음기가 배어 있기는커녕 당장이라도 발딱 일어나 요것조것 참견하고 다닐 것만 같아 보인다.
이 꼬마 토끼는 아마 눈밭에서 뒹굴고 놀다가 해가 떨어지고 난 뒤에야, 온종일 갖고 놀았어도 터지지 않은 질긴 풍선을 자랑스레 들고 집으로 돌아왔을 터이다.
방 한켠, 집게로 집어 놓은 양말과 장갑에서는 좀전까지만 해도 눈 녹은 물이 뚝뚝 떨어졌을 듯하다. 낱낱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 꼬마의 하루가 눈에 훤히 보인다. 하도 할일이 많아서 온종일 꼬무락거려도 시원찮은데 세상에 어떤 꼬마가 일곱시에 자고 싶을까? 하지만 이 착한 토끼는 일찍 자기 싫다고 떼를 부리지도 않고, 칭얼칭얼 잠투정을 하지도 않는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당장 다시 만나게 될 것들이지만, 주위의 모든 것들이 저와 마찬가지로 살아 있다고 여기는 꼬마는 인사도 않고 잠들어 버리기 미안해 일일이 밤 인사를 건넨다. 빠뜨리면 혹시라도 섭섭해할까,
그림 속 의자며 제가 먹던 옥수수죽에까지도. 여덟시 10분이 되어서야 기나긴 밤 인사를 끝내고 잠이 드는 꼬마 토끼는 틀림없이 아침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달게 잘 수 있을 터이다. 선명하고 대담하다못해 현란하게까지 보일 수 있는 빨강이며 초록이며 노랑이 거침없이 드러나 있음에도, 아이들 잠자리에 보이기에 껄끄럽기는커녕 책 속의 토끼뿐 아니라 책을 보는 이도 스르르 눈이 감길 듯 따뜻하고 안락하게 느껴진다.
그림 속에 또다른 조그만 이야기들을 담아 내고 있다. 꼬마 토끼의 침실에 걸려 있는 아기 곰 세 마리의 그림 속 벽에는 토끼의 방과 마찬가지로 달을 뛰어넘는 암소의 그림이 걸려 있고, 토끼의 침댓머리 탁자에는 아마도 할머니가 꼬마 토끼의 잠자리에 조근조근 들려 주었을 잘 자요, 달님이 올라앉아 있다.
창턱에 올라앉은 생쥐말고는 희미하게 비치던 스탠드 불빛조차 잠든 초록 방 안에서 유독 인형의 집 하나가 밝게 빛난다. 그 속에서는 이 꼬마 토끼보다 훨씬 더 조그마한 무언가가 제가 아는 세상 모든 것들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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