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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고학년의 방학 계획

글쓴이 mins

등록일 2006-07-24 18:22

조회수 1,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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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중학생이 된 큰 아이.
방학을 앞두고 초등학교 때와는 사뭇 달라진 느낌이 듭니다.
 
1년 반 전으로 돌아가, 큰 아이의 5학년 때 겨울방학 계획을 공개합니다. 
사교육이란 전무했던 그 때... 다시 읽어보니 그 때가 그리워요. 
 
사실 그 때나 지금이나 낮에 엄마 없이, 우리 아이 혼자랍니다.
 
혼자서 책 읽고, 공부하고, 할 일을 마치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동네 아이들과 뛰어 놀았던 우리 아이! 
 
중학생인 올 여름 방학에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오전 - 도서관에서 마음껏 독서를>
 
  민지는 올 여름부터 방학이면 오전에 동네 도서관을 나가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지라, 오전 9시쯤 도서관에 나가 두세시간 마음껏 책을 보고 돌아온다. 그 경우 엄마와 약속한 주의사항은 딱 하나! 만화책은 1권 이내로 보기! 초등용 만화책이 너무 많기에 어떤 날은 만화책만 열권 보고 오는 날이 있기에... 아이도 만화책만 보아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에 엄마와의 약속을 잘 지키는 것 같다. 또 스스로 독서일지를 만들어 읽은 책의 제목을 적는다... 70권 넘으면 피자나 치킨 상이 있다^^ (저학년 때는 100권마다 잔치가 있었으나 고학년 되면서 책이 두꺼워져 이제 70권으로 줄였다)
 
<오후 - 영어와 수학, 하고 싶은 만큼 스스로>
 
  민지는 영어, 수학과 같은 교과를 학원에서 배우지 않는다. 수학을 날마다 3장씩 문제집을 푼지 3년이 되어간다. 학교 수학 시험에서 너무나 저조한 점수를 받아온 이후부터이다. 수학 문제집은 1년에 6권씩 나오는 모 출판사의 문제집과 학기별 문제집을 푼다. 일년간 풀었던 수학문제집은 10권이 넘는데, 아이의 수학 성적은 몰라 보게 좋아졌다! 방학에는 아이가 원하면 5장 정도 풀게 한다.
 
  영어는 혼자 공부한지 7개월 쯤 되었다. 수학을 스스로 한 것이 습관이 되었을까. 하루에 할 것들을 엄마와 함께 정한 후, 민이는 날마다 일지를 쓰면서 영어를 공부한다. 학기 중에는 비디오 1-2편, 오디오북 30분, 쓰기나 cd-rom 30분 정도한다. 방학 중에는 이보다 조금 더 하겠다고 한다. 최대한 학습적인 요소는 배제한채 영어에 친숙해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엄마, 영어 방송이 들려요' 책을 주로 참고하여 엄마표 영어연수 중)
 
<가끔 - 이곳 저곳을> 
 
주말이나 평일 시간을 내어 다음 코스를 한번 정도 해보려고 한다.
 
- 극장 가기 : 올 겨울 개봉하는 애니메이션이 참 많다. 한편은 아이와 함께 큰 화면에서 봐야지.
- 미술관 가기 : 예술의 전당에 좋은 미술전 보러 방학에 한번은 간다.
- 고궁 가기 : 올 겨울에는 아이들과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창덕궁에 갈까 한다. 세계문화유산인데... 단체 관람이니 설명도 기대된다.
- 예전 살던 동네 친구 집에 가기 : 하룻밤 친구와 자는게 소원이라는데... 하루라도 실컷 놀게끔 보낼까 한다.
- 할머니 댁에 동생과 가기 : 설연휴 일주일 전 할머니 사시는 대구에 KTX 태워서 둘만 보낼까 한다. 엄마와 여러 번 타보았으니 잘 탈 것이다. 아이는 동생과 둘이서만 기차 탈 생각에 벌써 들떠있다.
 
<방학 원칙 2가지>
 
1. 아이가 계획을 짜고 아이가 실천하는 것이다
 
  엄마가 머릿 속에 일정이 가득하지만... 절대 강요해서는 안된다. 아이의 자율성을 죽이는 독이 된다.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아이와 대화 시간을 자주 갖는다. "지금부터 차 한잔 마시면서 대화시간을 갖자" 라고 다소 웃기는 멘트로 아이를 부른다. 아이는 자신을 어른으로 인정하는 것 같다고 좋아한다. 물론 거의 내가 생각하는 것을 관철하는 도구가 되버리지만... 
 
  왜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지 등을 아이와 대화하다 보면 분명히 엄마가 원하는 답에 도달하게 된다. 아이가 고학년이기 때문에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수학도, 영어도, 아이가 이유를 생각해냈고, 아이와 의논한 방법대로 꾸준히 해내고 있다. 민지는 집중력이 뛰어나거나 아주 영특한 아이가 아니다. 엄마가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집에서 하루종일 관리해줄 수도 없다. 그러나 아이를 존중하고 믿고 기다리니 아이가 '잘' 하지는 못해도 '기특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나중에 긴 시간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힘이 되리라 믿는다.
 
2. 엄마와 함께 하는 경험의 소중함
 
  일년에 정말 어려운 기회를 만들어 미술관에 간다. 그 때마다 목격하는 장면... 아이만 들여보내고 엄마는 밖에서 아이를 기다린다. 삼삼오오 엄마들끼리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떠는 장면도 흔하다. 사실 미술관 입장료는 비싸다. 미술에 문외한이니 나부터도 솔직히 별로 보고 싶은 마음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많이> 보여주는게 아니다. 엄마와 함께 어딘가를 갔다는 경험의 공유, 보고 나서 엄마와 한두마디를 나눌 수 있는 경험... 이런게 아닐까? 엄마는 당연히 문화적 혜택에서 열외다... 아이들 머리에 각인될까 안타깝다. 아이만 좋은 구경 두번세번 보여주느니, 단 한번을 보더라도 엄마와 함께 미술관에 손잡고 들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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