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말씀 드려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10개월간 입덧으로 힘들게 직장생활할 때도 정신적으로는 힘들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잠을 안자더군요. 산후조리원에서도 농담조로 오늘도 또 올나잇했다고 했었죠.
집에서 아이를 데려온 후에도 잠을 안 자고 졸거나 깨서 울거나... 거의 8년이었습니다.
자다가 깨서 울면서 돌아다니기도 했었죠. 아이의 정서를 최대한 편안하게 해줄 량으로 다니던 세관공무원도 그만두고 나와서 아이에 집중을 했었습니다.
남자아이지만 정서적으로 섬세하고 착하고, 또 모든 부분에서 많이 뛰어난 면을 보였습니다.
함께 도서관도 다니고 학원은 아이가 심심하지 않게만 하려고 하나 정도만 다녔고 주말마다 아빠와 함께 온 가족이 드라이브를 하고 최대한 좋은 곳, 좋은 경험을 쌓게 하려고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어딜가도 예의바르고 창의적이며 모범적인 아이라고 선생님들께서 칭찬들 많이 하셨죠.
저는 잘 하는 것보다 스스로 하고 노력하는 모습에 더 칭찬을 많이 하려고 했지요. 나름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도 하고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원래 아이를 너무나 좋아하기도 했었구요...
다만 제 아이가 어른들을 많이 어려워하고(눈도 못 마주치고), 남들을 많이 의식하고, 심지어 놀이터에서 놀 때도 누군가 놀이기구에 있으면 그 아이가 내려올 때 까지 못 타다가 (물어보니 자신은 타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아이가 없으면 피해서 눈치보면서 타는 그런 소극적인 면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체육도 잘 하고 친한 친구들과는 썩 잘 어울려 놀기도 하고 인기투표나 반장투표에서 (남자아이지만 젠틀맨이라서) 거의 1등을 하니까 그저 아이의 천성적인 성격이려니 하고 넘어갔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들어가면서 방과후 웅변도 배우게 했고 발표도 잘 해 상도 탔지요.
최근 우울해 하길래 태권도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구요, 고양이도 분양받았습니다.(어제)
그런 아이가 요즘.........
계속 자신을 용서하지 못 한다며 웁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사춘기인가?(초등 3학년)하고 생각해버렸지만 그것만은 아닌듯 하구요. 읽는 책들이 초등 고학년에서 중등생들이 읽는 것들도 이해하구요. 가끔 제 만화책들도 읽습니다.(성인용은 아니구요) 그래서 사춘기가 빨리 왔나 싶기도 합니다.
제가 책을 읽다가 슬쩍~ "봐봐, 이 아저씨(작가)는 3학년 때 만화영화 주인공보다 악당 여자가 더 좋았대. 고추도 서고..." 그러니까 "나도 가끔 그랬는데..."라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 게 아니구요. 엄마, 아빠를 가끔 죽이는 상상을 한다고 하더군요. 사랑은 하는데 왜 그런 상상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울면서요. 그러면서 그런 죽이고픈 마음이 진심일 때도 있다면서...
제가 고민들을 글로 써보라고 했습니다.
"드림 태권도의 관장,사범과 아빠 중 누가 더 좋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당연히 아빠인데 막상막하처럼 되는 것. 즐거운 만화 보고 나도 저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만화에서 사람의 머릿속을 보는 것이 나왔는데 내가 엄마 아빠한테 머릿속을 들키면 어떡하지? 라는 괜한 생각이 나오는 것. 엄마 아빠가 즐거운데 나는 안 즐거워서 엄마아빠의 웃음소리가 들리면 내가 기분 좋은데 나는 안 좋은 것. 엄마아빠 행동, 말 하나하나에 나쁜 말로 답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 응어리가 계속 있는 것.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에 대한 나쁜 생각이 드는 것. 아닌데 엄마아빠를 죽이고 계속 비웃고 발로 차는 괴로운 생각이 드는 것. 이런 안 좋은 잡다한 생각이 계속 드는 것. 분명히 해결책이 있는데 못 고치는 것. 계속 엄마에게만 안 좋은 생각이 드는 것. 다른 데로 시끄러운 데로 가서 살고 싶은 것. 잊을려고 해도 안 잊어지는 것. 학교나 태권도 갔다와도 저녁에 나쁜 생각이 들거라는 두려움. 한번 즐거워도 다음은 안 즐겁고... 그런 것. 이 응어리와 생각이 안 고쳐질거라고 생각하는 것. 엄마아빠가 고양이보다 못하고 더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계속 생각나도 울고..... 지옥이다. 응어리나 잡생각이 생각날 때 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고...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고... 하루하루가 거의 불안하고..... 괴롭다. 해결책을 찾고 싶다. 엄마아빠랑 있을 때가 괴롭다고 생각이 들고."
이런 아이를 볼 때 엄마인 제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남들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 그만두고(사실 아이가 우선이기 때문에 전혀 아쉬운 맘이 없었습니다) 잠을 거의 십년 간 맘껏 푹 못 자서 불면증에 우울증(우울증이 걸린지도 모르고 지나갔습니다)에 허리며 몸의 곳곳이 망가져도 아이에 대한 원망은 정말이지 눈곱만큼도 없었습니다. 아이 키우기가 힘이 드니 친정 부모님은 건강이 안 좋아서 못 맡겼구요, 시댁쪽에서는 싫어하는 눈빛이 좀 보이더군요. 그래서 절대로 맡기지도 않았구요. 눈치도 빠른 애가 눈치밥 먹을까봐서요.
그런데 지금 후회가 됩니다. 차라리 아이를 조부모한테든 남한테 맡기거나 그냥 방관하고 좀 더 정을 주지 않고 키웠다면 차라리 아이가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엄마들이 부러워할 만큼 제 양육법에 자신을 가지고 (제가 좀 다혈질이긴 하지만 그 성질마저도 참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있었는데 한순간에 무너져 이젠 뭘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침 아이는 저와 눈을 마추지 않으려고 하고 저 역시 이제는 '저 아이가 속으로 또 무슨 생각을 할까?'라는 의심이 들더군요. 이게 엄마와 아이의 모습이라니... 너무나 슬퍼집니다.
좀 떨어져 있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여기는 제주도인데 그동안(만 3년) 친척들과 많은 교류가 없어서 더 심심하고 우울해지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해봅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보다는 학교 놀이터에서 축구든 뭐든 놀 시간이 많았고 또 놀기도 많이 했습니다.
올 여름에 뭍으로 갈겁니다. 봄방학 때 엄마와만 함께 있어서(학원 다니지 않고) 지겨웠기도 했겠지만 쓴 글을 볼 때면 더 암담한 마음 뿐입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작은 것들입니다. 가족이 서로를 위해주고, 건강하게, 단독주택에서 아이가 흙을 밟으며 자연을 사랑하고, 작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좋은 추억 쌓으며, 가족과 여행으로 경험도 쌓고, 학교를 다니든 안 다니든 자신이 좋아할 만한 일을 찾고,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작지는 않겠네요...
그런데 그 기본이 되는 게 무너진 기분입니다.
너무 심하게? 낙천적이었던 제가 잠 못 드는 8년이 지나 좀 살만해지자 이젠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네요.
저의 어떠한 부분을 고치면 될까요... 말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남편은 아이의 친구 같은 아빠이구요, 저와 동갑이며, 저와 양육함에 있어 의견이 같았으며, 정말 가정적인 남편입니다. 아이가 혼나는 때는 엄마와 아빠한테 버릇없이 굴 때 뿐입니다. 결혼 전에도 입양을 함께 의논했었고, 지금도 역시 여건이 갖춰지면(그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에 둘째는 가질 수도 없었고 제 건강으로 이젠 못 가집니다) 입양을 할 계획입니다. 이 문제는 아이가 어렸을 때 부터 조금씩 함께 얘기해왔기에 아이 역시 찬성하고 동생이든 누나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을 다시 시작해서 집에 없는 엄마가 되어볼까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분양받은 고양이는 아이의 책임하에 놔두구요...
자세히 말씀드리면 저와 남편, 아이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글이 길어졌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답변주시면 더욱 감사히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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