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가 넉넉해진 요즘엔 먹고 사는 자체의 일보다 그야말로 '잘'먹고 '잘'사는 일에 더 신경을 쓴다.
그러다보니 몇 해 전 부터는 '웰빙'이라는 말이 먹거리 뿐아니라 생활 구석구석에까지 따라붙는 용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웰빙이라는 말을 외쳐대며 나름대로 챙긴다고는 해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잘
챙기는 경우는 드물다고 본다. 단지 채식 위주의 식단과 유기농제품만을 사용하면 웰빙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웰빙도 제대로 알아야 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텔레비전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자주 등장하는 트랜스지방이니, 포화지방산이니, 불포화지방산이니,
혹은 오메가3니, 감마-리놀렌산이니...등등
솔직히 용어 자체는 자주 들어왔지만 막연히 좋고 나쁜 것의 구분 말고는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용어자체에 대한 화학적인 분자구성형태나 특성을 자세하게 언급해 놓았다.
전문지식을 요하는 설명이기에 어렵거나 지겨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쉬운 비유와 그림을 곁들여서
화학적인 지식에 약한 나같은 사람도 이해하기가 아주 쉬웠고 재미났다.
더구나 한 장이 끝날 때 마다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요점 정리까지 해 두었으니.
그리고 책의 초반부 부터 P씨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대화체로 풀어나갔기에 '트랜스지방'에 대한 한 편의
소설을 읽어나가는 것처럼 술술 읽히고 마치 P씨의 옆자리에 내가 앉아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그들의 대화에서 나는 제 삼자의 입장이 되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나 스스로가 P씨가 된 기분이었다.
아마도 집안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엄마라는 같은 직책을 가진 동질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튀김류의 음식을 좋아하고 또 밑반찬으로 볶음요리를 많이 하는 나에게 이 책은 우리집 식생활의
변화에 까지 영향을 주게 될 것 같다. 먹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막연함에 왜 먹으면 안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내나름대로 부여하고 제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눈을 이 책이 부여해 주었기 때문이다.
트랜스 지방이 어떤 조건에서 생기는 것인지, 그리고 아이들 과자봉지에서 보는 트랜스지방 0%의
숨어있는 진실이 무엇인지,그리고 트랜스지방의 반감기니, 먹이사슬의 오염이 우리에게 주는 결과니
하는 이야기는 충격적이었고, 인간의 편리함과 산업화의 산물이 정신적인 황폐함 뿐만 아니라 이렇게
가장 기본적이고 생명과 직결되는 먹거리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리브유와 포도씨유에 대한 오해는 꼭 한번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제대로 된 올바른 지식을 알려줘야 할 대중매체가 오히려 잘못된 지식을 제공해 준 탓에 나 역시도
올리브유는 샐러드에 좋고, 튀김할 때는 포도씨유가 좋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었다.
대중매체의 무책임함에 실망스러웠고 정말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있다는 말을 실감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교육에 관한 문제만큼은 그 누구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또 변화에 적극적이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생명과 직결되는 이 먹거리 문제에
우리는 너무 무관심하고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씁쓸함이 들었다.
오늘 무심코 먹는 음식이 우리 자신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미래 건강에 끼칠 영향을 늘 염두에 두면서
조금더 적극적으로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고 또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책 182쪽 두번째 줄 오타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서도 '달아져야 한다는'-->>'달라져야 한다는'으로 수정해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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