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알 열 세 톨- 외상 절대 사절
어린 시절 동네에 슈퍼는 오로지 한 곳 이었다.
어린 시절 기억이 아니라면 아마도
슈퍼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구멍가게 정도였을 지도 모르지만....
그 곳엔 온 동네 집안일을 샅샅이 다 알고 계시는 주인 아주머니와
가끔은 같은 반도 되었던, 매일 뭔가를 먹고 다니던 딸이 있었다.
왠지는 모르지만 막연히 그들이 부자라고 마냥 부러워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 평범했던 사람들 모두는 가난했었다. 내 기억엔....
그래서 자연 슈퍼에서 외상이라는 것을 했던 것같다.
물론 우리 부모님은 아주 가끔 일을 나가실 때
우리에게 그곳에서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갖다 먹으라고 하는 정도였지만
숫기가 진짜 없던 나는 한번도 먹고 싶은 걸
외상으로 먹어 보지 못했다.
오빠도, 내 여동생도....
별거 아닌 한마디
"엄마가 나중에 드릴거예요." 라는 말이 너무 무거웠나보다.
오늘 내가 지나간 이런 일을 기억해 낸 건
나의 인색한 말인심 때문이다.
어찌어찌하여 나의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리고
너무 미안해 사과 문자에 전화에 대고 울어 버리는 딸에게
"괜찮아, 대단한 일도 아닌데 뭐, 니가 다치지 않았다면 진짜 별거 아니야. 사랑해"
라고 말하지 못했다.
그냥 어쩌다 그랬냐, 울긴 왜 우냐 다그치며 참으로 인색한 말을 했다.
어린 시절 외상이라는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은
그저 기억의 일부분으로 가끔 이렇게 꺼내 보면
웃음이 나는 추억이지만
내가 오늘 딸아이에게 한 일은
그 아이에게 얼마나 가슴 아프게 남아 기억이 될까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서
아이가 행복하게 살길 그토록 바란다면서
이해와 배려를 보여 주지 못하고 어찌 그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고 할 수 있을까
늘 이렇게 내 마음 보여주는 것에 인색하면서....
다른 외상은 상황이 되면 언젠가 갚으면 될 일이다.
하지만 가족과 나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해야 할 말을 외상으로 남겨 두지 말자.
진짜 꼭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마음을 표현하고 나누고 배려하자.
절대 외상 사절이다.
*오늘 이 칼럼은 우리 큰 딸에게 주고 싶네요. 절대 외상 안하겠다는 각서로....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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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꽁
말주변도 숫기도 없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아이 에게만은 말인심 퍅퍅 날려야 겠어요
답글
풀잎
답글
지기
'이해의 선물'이란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런 상황이면 나도 그렇게 해서 감동을 줘야지하면서도
딱 그런 상황에 맞닥트리면
소설 속의 인물과 다른 행동을 하곤하죠
그런 후에 밀려오는 후회를 알기에
윤샘의 미안해 하는 마음이
제 마음같네요
답글
소현준건맘
저만그런게 아니었다는 약간의위로를 받으며.^^"
지금부터라도 한번더 생각하고 말하고 ,표현도 아끼지말고 마니마니 하도록 노력하려구여~
답글
윤선희
가끔 아이들이 커가는게 슬퍼지기도 하는건 왜 일까요? 나이듦이 슬픈건 아닌데...
딸이 이 글 보고 절 안아 주며 하는 말 "에구, 괜찮아요. 딸은 다 이해해요"
전 아이들에게 참 많이 배우는 학생이네요.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