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톨 백 사십 여섯알 - 없어도 있는 것처럼....
밥을 먹은 후
과일 먹는 것을 즐기는 아이들을 위해
밥상에 미리 과일을 깎아 두곤 한다.
그런데
늘 아빠에게 먼저 드시라는 말도 없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과일만을 전부 먹어 버리곤 한다.
말로는 아빠 먼저 드시라고하곤
자신의 입에 먼저 음식이 가 있다.
밥을 먹을 때도 예외가 없다.
바쁘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휴일에도
말로는 먼저 드시라고 빈 인사만 하곤
맛있는 반찬에 젓가락이 가 있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에
음식 예절에 대해 가르치려고
이야기를 시작한 나는
오히려 아이들의 말에 당황스러웠다.
아이들을 탓하려던 마음이 부끄러워졌다.
일이 바빠 늘 늦는 아빠의 빈 자리를
엄마인 내가 늘 인식시켜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평소처럼 아이들이 할 수 밖에....
그런 대화를 하다 보니 어린 시절
따뜻한 아랫목에
뚜껑 덮인 채로 놓여 있던
아버지를 위한 밥공기가 생각났다.
엄마는 아버지가 안 계실 때도
늘 좋은 것은
아버지의 몫으로 미리 남겨 두셨었다.
더 먹고 싶다고 해도
남겨진 음식은 절대 우리에게 주어지진 않았다.
남겨진 음식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경우는
아버지가 밖에서 식사를 하고 오셔서
저녁을 드시지 않는 다음날 아침 상에서였다.
그렇게 엄마는 우리에게
아버지가 안 계실 때도
아버지의 존재를
아버지에 대한 예의를 보여 주셨다.
그래서
우리도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몫을 챙겼고
아무리 더 먹고 싶어도
그 음식에 미련을 두지 않았었다.
다시 한번
문제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 부모가 있을 뿐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내가 보여 주지 않는 것을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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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지원맘
답글
윤선희
우주지원맘님에게 기를 보냅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 주는
그런 아름다운 사랑으로 행복하시라고...팍팍!!!
화이팅하세요.!!!!
다니엘맘
답글
윤선희
이렇게 가끔씩 노력하다 보면 습관처럼 몸에 밸 날이 오겠지요.
그런데 남편들은 이런 우리를 위해 뭘 노력해 줄까요...ㅋㅋㅋ
갑자기 서럽네요....ㅜㅜ
그래도 화이팅하자구요.!!!
가족이고, 사랑하는 사람이잖아요.^^
람이맘
답글
윤선희
그래도 가족이고, 사랑하는 사람인지라...^^;;;
람이맘님의 남편의 자리 만들기라는 표현 제 맘에 새겨두고
언제 표절 좀 할게요.
마음에 와 닿아서요....ㅋㅋ
함께 노력하자구요. 남편의 자리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