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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글쓴이 황미용

등록일 2009-03-09 14:48

조회수 3,70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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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서 첫 아이를 임신하고 얼마나 기쁘던지요.
사랑하는 남편과 가족과 친구에게 축하인사로 한참을 들떠 있었지요.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었답니다.
서점에서 난생처음 육아코너를 서성이며 상상했지요.
내 뱃속에 지금쯤 이런 아기가 꼼지락거릴 거라고요.
 
몸에는 힘도 하나도 없고 어지럽고 잠만 쏟아졌습니다.
어찌나 메스껍고 울렁거리던지 입덧으로 종일 아무 것도 먹지 못했지요.
 
임신을 확인하고 첫 번째 정기검진 날
초음파를 보던 의사선생님이 왠지 점점 표정이 굳어지는 듯 했습니다.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을 초음파기기 모니터화면만 응시하고 계셨지요.
누워서 의사선생님 얼굴만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했어요.
나에게는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믿고 싶지 않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1주일 뒤에 다시 검진하자는 말씀을 하셨지만
1주일을 참고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다른 병원 순례했지만 매번 같은 소리였습니다.
 
얼마나 몰래 울고 또 울었을까?
흐느끼는 소리마저도 참으면서 말이죠.
친정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가족들이 속상해 할까 봐서
마음 놓고 울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수술하러 가는 날조차도 입덧을 하더군요.
이렇게 입덧을 하는데 아기는 내 뱃속에서 싸늘하게 죽었다는 사실을
정말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었답니다.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하고 열 달 내내 숨을 쉰다는 것만으로도
눈물겹도록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답니다.
 
내 아이가 내가 해야 할 효도는 이미 다 했습니다.
열 달 내내 숨쉬고 건강하게 이 세상에 태어나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그 마음처럼 사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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