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장난꾸러기 아이(유치원생, 별명 대박이)가 블록을 온 바닥에 펼쳐 놓고는 나 몰라라 합니다.

안가지고 놀거면 어서 치우라고 했더니,

"청소기로 쭈욱 하면 좋겠다"

라고 합니다.

그래서 대박이의 아이디어를 살려, 당장 하나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만들기 앞서>

[진공 장난감 정리기]는 기존의 진공 청소기 흡입구에 부착해서 장난감을 빨아 들여

장난감 정리기의 본체 안에 장난감들을 저장 하는 간단한 도구 입니다.

간단한 도구 이지만 그 원리를 아이에게 설명해 주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간단하게 빨대로 우유를 먹는 것에 비유해 이해 시켰습니다. 

진공 청소기가 빨대(진공 장난감 정리기)로 장난감을 쭈욱 빨아 들이도록 해야 하며,

진공 청소기가 장난감을 먹어 버리지 못하도록 중간에 그물을 설치해서

장난감은 걸리고, 공기만 마시게 하는것을 만들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재료는 폐품입니다. 요쿠르트와 음료수 용기, PET병, 다쓴 휴지봉, 그리고 프린터용 투명 필름입니다.

아, 빨대도 하나 필요합니다.

<진공 장난감 정리기의 개요>

폐품으로 만든 각 부속입니다. 각 부속은 분해 조립이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각 부속을 둘러싼 빨간 테이프는 절연테이프 입니다. 절연테이프의 신축성으로 인해

각 부속을 결합할때 생기는 틈을 줄여 줍니다. 틈이 줄면 그만큼 흡입력도 강해지겠지요.

프린트용 투명 필름입니다. 둥글게 말아서 [진공 장난감 정리기]의 흡입부 를 만들었습니다.

본채 안으로 들어가는 부분은 갈기갈기 잘라 놓아서 안쪽으로 구부렸습니다.

애써 흡입한 장난감이 도루 아래로 빠져 버리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함입니다.

흡입부를 본체에 고정 시켜주는 통에 집어 넣었습니다.

빨간색 고정통이 본체에 고정되며, 흡입부는 고정통의 구멍으로 인해 자유롭게 길이를 조절 할 수 있습니다.

고정통은 플라스틱으로 된 바나나맛의 우유용기를 반으로 잘라서 만들었습니다

흡입부를 장착한 고정통을 본체에 고정합니다. 비스듬히 고정할수도 있고 똑 바로 고정할수도

있습니다. 절연테이프의 신축성과 바나나맛의 우유용기의 탄력성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약간 비스듬해야 좀 더 사용에 편리하므로 비스듬하게 고정했습니다.

요플레의 바닥을 뚫고, 빨대를 잘라서 엮어 붙인 배출부 입니다.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 공기는 배출부를 통해 빠져나가고, 장난감은 빨대에 걸려서 본체 안에

남게 됩니다.

배출부의 반대쪽에는 다쓴 휴지의 봉을 연결했습니다. 휴지의 봉이 진공 청소기의 흡입부와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배출부는 본체에 수집된 장난감을 꺼내기 위한 뚜껑의 용도로도 쓰입니다.

배출부를 본체에 결합한 모습. 뚜껑의 용도로 사용하기에 요플레 용기가 정말 안성 맞춤입니다.

완성된 모습입니다.

흡입부를 본체 안으로 깊이 넣을 수록 흡입력이 강해집니다.

적당히 조절하여 사용 할 수 있습니다.

본체는 PET병 2개를 이어 붙였습니다. PET병 1개로는 한번에 담을 수 있는 장난감이

너무 적기때문입니다. 그렇다고 PET병을 여러개 붙이게 되면 흡입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럴경우 흡입부를 더 길게 만들어서 더 깊숙히 넣어주면 흡입력을 어느 정도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진공청소기와 진공 장난감 정리기 를 연결하고, 어지럽혀 있는 H블록들을 편리하게 정리 해 봅니다.

고스트 버스터즈의 유령퇴치기를 들고 있는 것 같네요. ^^

<보너스 사진>

"바람은 빠지고, 블럭은 탁 걸리는 거야"

진공 장난감 정리기의 핵심 부품인 배출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대박이.

"봐 손가락이 나오다 걸리지? 블럭도 걸리거든?"

<시연 동영상>

- 시연 동영상은 게시물 제일 위에 첨부가 되네요 -
 

진공 장난감 정리기를 진공청소기에 연결하여 시연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꽤 잘하고 있죠? 좀 더 다듬으면 꽤 유용하게 쓸 수 있을 듯 합니다.

장난감 정리를 무척 싫어하는 대박이가 즐겁게 장난감을 정리하고 있네요.

<만들고 나서>

아이가 만들기엔 조금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제가 많이 도왔는데,

가만 보니 아들녀석은 옆에서 테이프만 잘라 주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로만

아빠를 부리는 군요.

만드는 중간 중간, 진공 청소기의 원리를 빨대로 우유먹는 것과 비유해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압력차니 뭐니 어려운 이야기 없이, 용케 잘 알아 듣는 듯하여 뿌듯했습니다.

완성된 [진공 장난감 정리기]를 사용해 보고 대박이와 상의 해서 다음 버전의 과제를 정했습니다.

1) 장난감이 본체에 부딪치는 소음을 줄이기

2) 좀 더 큰 장난감을 흡입할 수 있도록 하기

3) 본체에서 장난감을 꺼내기 전에 비눗물로 세척이 가능하도록 하기

흠...대박아, 다음 버전은... 너 초등학교 들어가면 하자.

그리고 그때는 정말 그럴듯한 이름도 만들어 주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