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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여행을 부탁해

글쓴이 연호엄마

등록일 2012-07-20 12:53

조회수 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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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잔치 끝내고 절대 결코 제주도는 가면 안돼! 지옥이야'

몇년 전 돌잔치를 끝낸 친구의 말이었다. 왜냐고 물었더니 말로는 다 설명이 안된다며 절대 가지 말라는 충고만 했다.

그리고 두둥~나에게도 지옥여행 열차를 탈 기회가 왔다. 시댁 식구들과 제주도를 가기로 한 것이다.

물론 처음엔 나도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돌 지난 아이를 데리고 차를 오랜 시간 어떻게 타냐, 이유식은 어떻게 준비하냐 갖은

핑계를 대 보았지만 남편은 '내가 잘할게'로 일관했다. 음...일단 남편을 믿고 가 보기로 했다.

그러나 역시나 돌 지난 사내아이를 안고 제주도를 여행하는 건 지옥여행이었다.

낮잠을 못 자서 하루 종일 울어대고 6월의 제주도 날씨는 덥기까지 하니 나의 아들 호야는 지쳐 가기만 했다.

2박 3일의 여행코스는 그야말로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둘째날 코스로 가족 모두의 동의로 제주도의 필수코스 성산일출봉이 잡혀있었다. 나는 비가 올 것 같은 날씨며 아이를 안고 산을 오르는 건 무리하고 주장하며 나와 호야는 차 안에 남아 있

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의 남편님은 자신이 아들을 안고 갈테니 가자고 했다. 시댁식구들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동의했다. 그런데....역시나 성산일출봉을 오르는 길은 가팔랐고 6월의 날씨는 충분히 더웠다. 아들을 안고

가는 남편은 원래 땀이 많은데다 10kg 가까이 되는 아들을 안고 가자니 땀범벅이었다. 쳇~~ 한 번 맛 좀 봐라!는 심정은 오래

가지 못하고 남편도 아들도 불쌍하기만 했다. 아들은 아들대로 걷지도 못하고 더운데 안겨 있자니 답답해서 계속 울먹거리기만

했다. 성산일출봉을 오르며 속으로 욕을 퍼부은게 얼만가!!! 하지만 정상은 곧 찾아왔고 시댁 식구들, 나와 남편, 우리 호야까지

우리는 모두 서로 수고했다며 자축했다. 그리고 촌스럽긴 하지만 자축 세레머니를 잊을 순 없었다.

성산일출봉 해발 180m라고 적힌 푯말 앞에서 당당히 한 컷!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땀에 절어 있고 웃는게 웃는게 아니었다.

거기다 우리 아들은 그 순간까지도 우는 걸로 마무리를 했다.

여행을 다녀 온 후 나와 남편은 그래도 성산일출봉을 가기를 잘했다고 평가했다. 힘들었지만 호야를 안고 정상을 올랐다는 남편의

뿌듯함은 우리 가족에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편안하기만 한 여행은 달콤함만을 남기지만 몸이 힘든 여행은 가족을 더 끈끈하게 만든다. 지옥여행이었지만 괜찮아~ 우린 함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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