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세상에 알려진지 햇수로 3년이 지났음에도 가해 기업과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국회가 나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구세주 역할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한 국회특위 구성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안 제정을 촉구했다.
장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이제 정부에 맡길 수 없고 국회 차원에서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며 "민주통합당 내에서는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제 사안이 심각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안보다도 빨리 이 일을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1년 8월 31일 역학조사결과, 가습기살균제가 원인미상 폐손상질환의 원인임이 밝혀졌고 그해 11월 가습기살균제의 인체독성을 공식 확인했다. 장하나 의원이 질병관리본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부와 시민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접수된 가습기살균제 피해 의심사례는 총 357건으로 이 중 사망자만 무려 112건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는 수년간 피해자 구제는 고사하고 피해자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으며 가해기업은 피해자들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가해기업은 대형 전문로펌을 낀 채 피해자들의 소송에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장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폐이식 수술을 하는데 2억에 가까운 수술비는 물론, 보험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약물 주사 등을 이용함으로써 월 최소 350여만 원의 치료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은 지금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고 있으며 경제적 고통과 가정의 붕괴로 극심한 고통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상처받은 피해자들이 이제는 국회만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만이 그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며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국회특위구성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 의원은 "만약 두 가지 의안이 민주통합당의 당론으로 확정된다면 입법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국민안전’인만큼, 새누리당도 두 가지 의안에 대해 적극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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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 가습기살균제 피해 외면 말아야" 환경보건시민연대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시민모임이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인지 174일째 되는 지난 1월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1인 시위 무기한 연장할 것을 밝히며 피해자 사진전시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뉴스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국회 대책 눈물로 호소
이날 기자회견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피해가족들이 대거 참석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해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휠체어를 탄 채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신지숙 씨는 "이 일을 겪은 지 3년이 지났다. 예전에는 남산산책로를 늘 도보로 완주했는데 지금을 걸을 수가 없다. 이런 일을 겪게 된 게 생필품을 이용했다는 이유라는 게 너무 어이없다"며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신 씨는 "세안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며 화학용품을 쓸 때 주의해라. 어느 순간 그것이 당신의 가족 생명,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어떤 분들은 내가 유난을 떨어서 그런 일이 생겼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에서 사용하는 공산품 중에 독성물질이 유통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느냐. 고가의 사치품을 이용해서 생긴 일이 아니다"라며 피해자와 피해가족들의 구제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가습기살균제로 사랑하는 아이를 잃은 뒤 우울증으로 직장까지 잃은 최승운 씨는 "저희 같은 선량한 시민들의 피해가 이번 정부에서 조속하게 해결돼야 한다"며 "두 번 다시 대한민국에서 사람 목숨을 빼앗는 살인제품을 못 만들게끔 가해기업을 영원히 추방할 수 있는 징벌적보상제를 도입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에 대한 개별 정밀조사 있어야"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가습기살균제와의 상관관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위원회조차도 가습기살균제 피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조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3년 째 됐지만 아직 전체 규모가 어떤지 조사위원회도 잘 모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개별 환자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가족들도 같이 노출됐을 것"이라며 "살아있는 피해자들에 대해선 질환이 얼마만큼 진행됐는지 어떤 상황인지 등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어야만 이 문제를 보상하고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백 교수는 "조사위원회 활동이 피해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을 확인해주고 전체 문제에 대한 방향을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별 정밀조사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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