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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전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준)이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용품 254개 제품 중 91개 제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줄넘기, 슬리퍼, 지우개, 필통 등에서 중금속이 얼마나 많이 검출되는지 기자들에게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이기태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뉴스 |
줄넘기, 실내화, 필통, 실로폰 등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학용품 열개 중 서너 개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운동연합, 여성환경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10여 곳으로 구성된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3개 초등학교에서 총 254개 학용품을 수거해 PVC(열가소성 플라스틱) 여부와 중금속의 함량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35%에 해당하는 91개 제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카드뮴과 납이 100ppm을 초과하는 경우는 각각 18개, 47개로 확인됐다. 카드뮴은 줄넘기(448ppm), 실내화(400ppm) 등에서, 납은 실로폰(60200ppm, 17100ppm), 소고(14600ppm), 인조가죽필통(6248ppm), 동전지갑(2194ppm), 매트(1963ppm) 등에서 매우 높게 검출됐다.
특히 어린이에게 위험한 PVC 재질 제품은 전체의 26%인 64개로 나타났다. PVC는 염화비닐이라는 물질로 만든 플라스틱의 한 종류다.
발암물질 국민행동은 유해 물질 측정 농도에 따라 "초록(안전)-노랑(주의)-빨강(위험)" 신호등으로 구분한 결과도 발표했다. 신호등 표시 결과, 총 254개 제품 중 151개(59%)는 ‘안전’, 46개(18%)는 ‘주의’, 57개(22%)는 ‘위험’한 제품으로 나타나 아이들 주변의 생활용품 중 40%는 사용·구입 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 등급을 가장 많이 받은 제품류는 체육교구로 전체 11종 중 6종(55%)이 위험등급을 받았고 음악교구(40%), 내장재(29%), 가구류(27%), 완구류(23%), 기타(14%), 식기류(10%) 순으로 확인됐다.
발암물질 국민행동은 “위험 등급의 판정 비율이 높았던 줄넘기 등 체육교구와 실로폰, 멜로디언, 소고 등 음악교구는 아이들과 신체 접촉이 특히 많은 제품으로 더욱 안전관리가 시급해, 구매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며 “교육용 기구나 학교 바닥재 등 내장재에서도 PVC, 중금속 등이 검출되고 위험판정이 높았다는 것은 학교도 유해물질로부터 안심할 수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품보다 제품 포장 용도의 가방, 주머니 등에서 위험 판정 제품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내화 주머니 및 실내화 가방 4개의 제품에서는 납이 209~370ppm으로 기준을 초과했으며 실로폰 케이스 납 104.8ppm, 리코더케이스 카드뮴 180ppm, 트라이앵클케이스 납 145.7ppm, 카드뮴 160ppm 등 모두 위험 판정을 받았다.
또한 학교에서 수업 중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권장하고 있는 주머니필통 4개 제품도 카드뮴 110ppm, 납이 각각 893ppm, 1122ppm, 6248ppm으로 검출돼 위험 판정을 받았다. 재질은 천이 아닌 PVC 재질이었다. 완구류에 분류된 지갑 3개 제품도 PVC 재질로 모두 납 기준 100ppm 이상 검출됐다.
발암물질 국민행동은 "PVC는 제조가 쉽고 가격이 싸서 다양한 형태와 용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제조과정 중 PVC의 가소제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는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환경호르몬으로 생식독성, 변이원성 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며 "PVC 가공시 안정제로 납이나 카드뮴 등 중금속이 사용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암물질 국민행동이 기자회견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EU)에서는 1999년부터 유아용 장난감과 유아용품에 프탈레이트 사용을 제한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 어린이 용품에서의 함량을 0.1%로 제한하고 있다. 최근 미국공중보건학회에서는 PVC를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첨가제인 프탈레이트가 천식과 생식독성, 간과 신장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경질환에 취약한 어린이들에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발암물질 국민행동은 “국내에서는 아직 PVC의 위험성에 대한 사용자 및 제조자의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 무작위로 조사한 어린이용품 상당수가 PVC 재질을 사용하고 있었고 특히 신체접촉이 많은 실내화, 매트, 쿠션 블록 등은 부드러움을 위해 더 많은 첨가물이 더해져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인자 노동건강환경연구소 분석팀장은 “납은 주로 색소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실로폰의 빨주노초파남보 색깔이 있는데 빨강, 노랑 등에 굉장한 고농도의 납이 확인됐으며, 소고 안에 태극문양에서 고농도의 납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학교가 교구나 체육시설 제품을 대량 입찰해서 구입할 때 어느 제품이 안전한지 알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정보가 있다 해도 그 기준에 맞춰 구매하기도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그 기준을 마련해서 PVC가 무엇인지, 일일이 보는 게 아니라 학교에 들어가는 물건, 체육교구, 일상도구 등을 포함해 중금속이 들어갈 수 있는 먹는 것까지 해서 어린이 교육에 대한 특별한 기준선을 국가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분석에 사용된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XRF)를 활용해 슬리퍼, 줄넘기, 필통 등에서 중금속이 얼마나 많이 검출되는지 기자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어린이날을 맞아 ‘안전한 선물 구매 가이드’가 발표되기도 했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아이들에게 건강해지라고 준 줄넘기에서는 어린이 신경독성물질로 알려진 납이 많이 나왔다. 색깔을 내는 데 색소에 납이 포함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어린이들은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다. 부모들이 사주는 선물이나 인형을 사용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환경호르몬에 노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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