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과 함께 결혼한 8년차 부부는 한 공간에 있어도 서로 투명인간 취급을 한다. 밥을 먹을 때도 묵묵히 밥만 먹을 뿐이다. 결혼 전에는 불같이 사랑한 연인이었지만 결혼 후 부부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미워하고 탓하기 바쁘다. 어린 나이에 결혼한 아내는 시어머니가 아이를 도맡아 키우기 시작하면서 박탈감을 느끼게 됐고, 결국 육아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지게 됐다. 아내는 집안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에 의구심을 품으며 이를 알아주지 못하는 남편과도 멀어졌다. 점점 어긋나는 상황에 이혼을 다짐한 부부, 하지만 어린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혼할 수도 없다.
# 결혼생활 16년차인 아내는 매사에 의욕이 없고 집이 엉망이 돼도 관심이 없다. 남편은 퇴근 후 집에 오자마자 몇 시간이고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아내는 그런 남편을 포기한지 오래다. 아무리 청소를 깨끗이 해도 더럽다고 비난하는 남편 때문에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그런 부모를 보고 있는 아이들은 늘 불안하다. 심지어 학교 가는 것을 거부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두 사례는 실제 관계회복 프로젝트 EBS ‘달라졌어요’에 방영된 내용이다. 이 같은 사례처럼 많은 부부들이 서로 끊임없이 다투고 상대방과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 행복하기 위해 선택한 결혼이지만 부부들은 불행을 이야기하며 이혼까지 결심한다. 행복한 삶을 꿈꾸며 한 결혼, 왜 부부들은 불행하게 됐을까? 행복한 결혼생활,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왜 결혼을 했는지부터 점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행복한 삶, 좋은 엄마이자 아내가 되고 싶다면 이 지긋지긋한 결혼을 한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현재 EBS에서 관계회복 프로젝트 ‘달라졌어요’를 기획·제작하고 있는 최남숙 PD의 말이다. 최남숙 PD는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EBS 생방송 ‘60분 부모’를 비롯해 육아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대발견 아이큐’를 기획·제작하는 등 10년이 넘도록 육아, 부부 문제에 천착해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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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비뉴스와 서초구보육정보센터가 함께하는 육아맘클래스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EBS "달라졌어요" 최남숙 PD가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이기태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뉴스 |
최 PD가 25일 오전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와 서초구보육정보센터(소장 강경숙)가 서울 서초구 서초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진행한 육아맘클래스에 특별 초대돼 마이크를 들었다. 최 PD는 자신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 사례를 들어가며 500명가량의 육아맘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아까지 않았다.
최 PD는 “10년 전 엄마들의 고민은 고립감이었다. 엄마 혼자 집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대한 자체에 고립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요즘은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훨씬 커졌다.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은 가장 화목해야 할 가족의 틀을 깨뜨리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남편, 아이, 시부모와도 말이 통하지 않는 관계의 단절 속에 많은 엄마, 가족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틀어져버린 관계를 회복하지 않는다면 가족의 틀은 깨질 수밖에 없다. 관계가 틀어졌을 때는 결혼의 이유를 점검함으로써 자신의 문제가 어디서부터 기인했는지를 곰곰이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최 PD는 주문했다.
그럼 우리는 왜 결혼을 할까? 최 PD는 “우리는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결혼한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배워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PD는 “사랑은 상대방이 원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 내가 해주기 편한 사랑의 형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원하는 사랑의 형태로 가야 그 사람은 사랑받고 존중받는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사람이 사랑하기 위해 함께 살면서 서로에게 불만을 나타낼 수도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첫 단추는 틀어지기 나름이지만 상대방이 원하는 사랑을 해줘야 관계가 회복되고 정말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자녀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최 PD는 “나와 큰 아들은 서로 감정의 폭과 스타일이 달랐다. 아이에 맞춰서 아이의 마음이 풀어지게끔 해야 하는데 늘 내 스타일로 하다 보니 아이는 모든 문제가 정리 안된 상황이 됐고, 어느 순간 폭발했다”며 “여러분이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여러분의 아이, 남편이 원하는 스타일로 사랑을 주고 있는지를 점검할 때”라고 주문했다.
또한 “내 남편이,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내 마음을 열고 노력하면 보인다. 연애할 때를 생각해보자.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던 감정과 똑같다. 내 아이가 정말 원하고 남편이 좋아하는 영화, 음악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부모의 악화된 관계가 아이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최 PD는 강조했다. 최 PD는 “비난과 불화의 끊임없는 패턴 속에 오래 갇히게 되면 아이들이 안 보이고 상대방만 보인다. 아이들은 그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부모에게 받은 불안감과 분노는 아이들의 대인관계, 학교생활에 반드시 나타나게 돼 있다”고 경고했다.
최 PD는 “어느 가정이나 문제없는 가정은 없다. 비난과 폭력의 카테고리에 갇혀 있는 게 진짜 문제다. 내 가정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되거나 드러났을 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가 문제인 걸 인식하는 순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며 “서로가 고쳐나가기 위해 대화하고 지금부터 바로잡으면 된다. 만약 혼자 힘으로 안 될 때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고쳐나가면 된다”고 전했다.
이날 강의를 경청한 엄마들은 열띤 반응을 보였다. 일산에서 온 임신 8개월 이혜연(33) 씨는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들에 대해 부모의 역할이 크다는 걸 알았다. 가정을 평화롭게 하기 위해 부모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서울 서초구 신승자(37) 씨는 “가끔 EBS ‘60분 부모’ 프로그램을 봤었는데 PD님의 강연을 직접 사례와 함께 보다 나은 방향까지 들을 수 있어, 실제 가정에 접목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 씨는 “항상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살다보면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부부간의 바로 서야할 부분이나 부모의 역할에 대해 현실적으로 와 닿아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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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띠로 자녀를 품에 안은 두 엄마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린 베이비뉴스와 서초구보육정보센터가 함께하는 육아맘클래스에 참석해 강연 내용을 열심히 메모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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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PD와 엄마들" 두 육아맘이 25일 서울시 서초구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린 베이비뉴스와 서초구영유아플라자 보육정보센터가 함께하는 육아맘클래스에서 강의를 들은 후, EBS "달라졌어요" 최남숙 PD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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