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제주의료원 여성근로자들의 집단유산 사태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역학조사에 돌입했다.
병원사업장 여성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한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이하 대책위)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지난 2009년과 2010년 제주의료원에서 임신한 여성 15명 가운데 8명이 유산한 것과 관련해 역학조사를 벌인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제주의료원에서는 총 8명의 간호사가 유산을 경험했다. 이 기간에 또 다른 간호사 4명은 출산에 성공했지만 4명의 아이 모두 선천성심장질환을 안고 태어났다.
유산을 경험한 8명의 제주의료원 간호사 중 4명의 유산 간호사와 선천성심장질환아를 출산한 4명의 간호사 등 모두 8명은 지난해 12월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중 유산 간호사 4명이 낸 산재신청만 받아들이고 선천적심장질환아를 출산한 4명의 신청은 반려했다. 산재적용은 노동자 당사자에게만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이번에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실시하는 역학조사도 조사대상이 유산 간호사 4명으로 한정됐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요청에 따라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학조사팀을 투입, 잦은 야간근무 등 열악한 근로환경이 제주의료원 집단유산 사태와 연관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4명의 유산 간호사에 대한 산재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제주지역지부 강석수 정책국장은 "15명 중 8명이 유산했고 4명이 선천성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한 것은 개인의 건강상 문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절대 볼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신한 간호사가 누워있는 환자를 일으켜 욕창관리를 하고 독성이 강한 알약을 삼키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약을 부숴 먹이는 과정에서 간호사들은 수백 개의 약품을 코로 흡입하게 된다. 이러한 노동강도가 제주의료원 간호사들에게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입힌 것이 집단유산 사태의 주된 원인"이라며 "반드시 객관적인 입장에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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