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편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뛰어 노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재롱둥이 어린이집을 발견하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흙먼지를 뒤집어 쓴 개구쟁이 초등학생들이 열심히 축구하는 소리가 아늑하다.
그리고 그 건강한 학생들의 웃음소리에 호응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재롱둥이 어린이집도 그 개구쟁이 초등학생들 못지 않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재미있는 어린이집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지내는 곳은 어린이집의 2층이었다.
그렇게 1층에 있는 원장실과 조리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니 커다란 나무가 지키는 공간이 보인다.
알듯 모를듯 미소를 머금고 자기 키 보다 작은 아이들을 내려다보며 미소짓는 나무. 그 나무를 그늘삼아 아이들은 자연을 느끼는 듯 했다.

이 곳의 보육환경은 오밀조밀 하면서도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영아 보육환경을 만들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미끄럼틀을 비롯한 실내놀이터부터 각 교실에 비치된 교구들까지.
여기에 평가인증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된 교실 내외부의 안락한 환경은 아이들이 실내에서 선생님의 시선이 닿는 범주 안에서 마음껏 놀 수 있게 조성되었다.
이는 아이들이 어디에 있듯 그 동선을 따라 마련된 안전보호물과 건물 벽 하나에도 말끔하게 정리된 교육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재롱둥이 어린이집을 들어설 때 어른의 눈높이에서 전경을 바라보면 구조물들이 지나치게 많이 몰려있어 아이들이 뛰어 놀때 조금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곧 이 걱정은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
어른의 눈높이에 보면 다소 좁아보일지 모르지만 열심히 뛰어 노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 곳을 바라보았을때 전혀 다른 광경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커다랗게 드리워진 나무는 아래에서 위를 우러러 볼 만큼 높았지만 동시에 넓었고, 그 주변에 조성된 화분들 하나하나의 감정까지 실감나게 아이들의 곁으로 날아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각 교실마다 마련된 작고 귀여운 영아용 가구들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비치되어 있었으며 배치는 물론 디자인까지 수수하면서도 멋졌다.

많은 사람들은 영아의 보육환경에 있어서 ‘안전’이야말로 최고의 가치라고 믿는다.
이는 분명 맞는 말이지만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두되, 만약 다른 것은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 커다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재롱둥이 어린이집은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둔 상황에서 교육을 염두에 둔 보육환경을 구축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하나의 테이블에 마주 앉아 선생님의 손유희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은, 영아들임을 감안할 때 쉽게 보는 광경은 아니었다.

재롱둥이 아이들은 모두 편한 속옷차림이다. 참 편해 보인다. 그리고 밝아보인다.

특히 원 탐방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원 구석구석을 촬영하고 다닐 때면 아이들이 우르르 따라다니며 카메라를 보여달라고 난리다. 그래서 액정화면을 보여주면 빙그레 웃으며 스스럼없이 안긴다.

이렇게 편하고 스스럼없는 표현과 아이다운 웃음을 잃지않는 이 곳의 아이들은 항상 행복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역으로 이 곳의 보육환경을 떠올릴 수 있다.

원 탐방도중 한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
혼자 넘어진 모양인데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꽤 놀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때, 한 선생님이 그 아이를 익숙하게 업은체 천천히 달래주자 그 아이는 거짓말같이 울음을 멈추고 다시 방긋방긋 웃는 아이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영아전담어린이집의 가장 큰 존재이유는 바로 ‘아이’를 ‘엄마’같이 대하는 것이기에, 그 손길 하나하나에 정성과 사랑이 깃들어야 한다는 재롱둥이 어린이집의 보육 철학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물론, 흔한 장면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탐방을 하고 있는 그 때,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주는 선생님의 손길은 참 따스해보였다.

재롱둥이 어린이집은 아이를 ‘밝게’키우는 곳이라는 일종의 자부심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부심은 곧바로 아이를 사랑으로 대하는 ‘행동’으로 표출하고 있다.
철저한 보육철학을 바탕으로 아이를 돌보는 재롱둥이 어린이집이 왜 ‘안심하고 아이를 보낼 수 있는 어린이집’이 되었는지, 그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안심하고 보내는 어린이집’이라는 이 흔한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곳. 그곳이 바로 재롱둥이 어린이집이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3번째로 큰 유아학교를 운영하던 랜덜 맥캐린 여사는 자신이 평생을 일해온 유아학교를 뒤로 하고 은퇴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그녀의 뒤를 이어 누가 미국에서 3번째로 큰 유아학교의 원장이 될지 관심을 가졌으며 당연히 랜덜 여사를 보좌해온 스탠포드대 출신의 엘리트 교사인 제인 에이든에게 그 자리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랜덜 여사는 은퇴식 당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을 했다.
“제 뒤를 이어 아이들의 마음에 밝은 빛을 비추어줄 차기 원장은 ‘마가렛 에이트’입니다”

마가렛 에이트는 그저 그런 경력의 영아보육교사일 뿐이었다. 이에 사람들이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랜덜 여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언젠가 마가렛이 가르친 영아반에 들른적이 있지요, 그런데 유독 그 곳의 아이들이 웃는 모습이 참 예쁘더군요”

아이가 행복하게 웃고, 선생님을 따르며 함께 어우러져 행복해 하는 곳.
영어어린이집의 존재이유는 ‘밝은’아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재롱둥이 어린이집의 보육철학에 있다.

재롱둥이 어린이집의 키워드는 웃음, 믿음, 그리고 지칠줄 모르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