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어린이집이라 찍을 것이 별로 없죠?”
원에 들어서 사진 촬영을 시작하자 등 뒤에서 원장 선생님의 걱정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그 말은 ‘찍을꺼리’를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질문에 조용히 웃음으로 대신하고 대답 대신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원장 선생님의 말이 틀렸기 때문이었다.
여느 어린이집에서는 아주 가끔 볼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진짜 행복한 웃음, 그 편안한 느낌과 서로간의 신뢰가 지켜보고 있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에.

“들어서면 느낄 수 있다”

해달별어린이집은 차량을 운행한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에 있으면서 차량을 운행하는 원은 거의 없기에 당연히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먼 지방에서 소문을 듣고 오는 아이들도 있을 뿐더러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보호하고 싶어서라는 이유를 듣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해달별어린이집의 보육환경은 이런 원장 선생님 이하 교사들의 열정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깔끔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있었다.

해달별어린이집의 분위기는 어린이집이라기 보다는 일반 가정의 느낌이 물씬 풍겨왔다.
명절을 맞이해 온 친척들이 모인 느낌이라고 할까.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보육 환경에서 우러나오고 있었다.

해달별어린이집의 환경구성은 꼼꼼하다. 그리고 세심하다.
장기근속으로 이루어진 교사와 원장 선생님은 그들 특유의 단합력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해달별어린이집의 모든 환경을 ‘아이들에게 맞게’구성하는데 온 힘을 쏟아 부은 것이다.
물론 이런 마음만 가지고 모든 일을 처리한 것은 아니다.
해달별어린이집은 수입의 급감을 예상하면서도 아이들을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은 차량 운행에서도 드러나듯이 ‘눈에 보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깔끔하게 정리된 교구들과 위생 시설.
그리고 원 구석구석 교사들의 손길이 가지 않은 곳이 없을만큼 꼼꼼한 구성은 아이들의 동선 하나하나 세밀하게 체크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러한 환경 구성을 카메라 앵글 하나하나에 담고, 또 영상으로 촬영하면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이런 곳이구나.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취재를 한 당일은 운 좋게도 영어 교육을 실시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조금 어리기도 했고, 그 나이의 특성상 영어 교육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영어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아이들이 선생님의 자상한 지도 아래 커다랗게 원을 그리며 자리에 앉는 그 순간까지 솔직히 반신반의 했던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반신반의는 신나는 영어 음악이 흘러나오며 영어 선생님의 율동과 영어 노래를 거의 똑같이 따라 부르며 즐거워 하는 아이들을 보자 믿음으로 바뀌고 말았다.
아이들은 고사리같은 손과 발로 율동을 하며 익숙한 발음으로 영어 노래를, 그것도 영어 선생님보다 먼저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원을 뛰어다니며 재미있게 웃던 아이들이 공부를 시작하자 언제 그랬냐는듯 진지하게 수업을 듣는 것을 보며 많이 놀랐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 아이들이 행여 다치지는 않을까, 넘어지지 않을까 졸졸 따라다니며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는 선생님의 얼굴은 분명 웃고 있었다.
그렇게 이 곳은 사랑과 열정이, 거기에 과감한 투자까지 더해져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르침을 주는, (식상하지만 달리 표현할 수 없다) 사랑이 가득한 어린이집이었다.

취재를 하는 내내 취재팀을 졸졸 따라다니며 사진을 보여달라고 조르는 아이가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취재팀은 사진을 찍어 줄 때마다 그 아이에게 검사(?)를 받아야 했는데 사진을 보기 위해 다가온 아이는 자연스럽게 취재팀에 안겨왔다.
스스럼없이 포근하게 안아주는 것에 익숙한, 참 따뜻한 느낌의 아이였다.

영국 조선사업의 대부이자 ‘해운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드레이크 M. 헨튼 백작은 자신의 네 아들을 모두 백작의 고향인 맨체스터 지역의 작은 보육시설에서 자라게 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런던의 보육시설을 놔두고 왜 작은 도시인 맨체스터의 보육시설에 아이들 모두를 보내냐고 말하자 백작은 이렇게 대답했다.
“맨체스터의 보육시설이 더 훌륭하기 때문이지.”

해달별어린이집은 보건복지가족부의 평가인증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우수하고 공인된 기관이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운영된다. 하지만 그 안에서는 감히 따라하기 어려운 사랑과 신뢰가 넘실대는 곳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 곳의 선생님들은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과감한 투자로 아이들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해달별어린이집의 키워드는 사랑, 투자, 그리고 뜨거운 열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