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린이집은 도심보다 상대적으로 한적한 아파트 주택가에 위치한 영화교회 안에 있다.
공원을 가로질러 안으로 들어서면 곧장 보이는 작은 길.
어린이집에 들어서면 벽면을 장식한 귀여운 만화 캐릭터 그림이 눈길을 확 휘어 잡는다.
그리고 교실마다 옹기종기 모여서 수업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도 오롯이 보인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하고 말하는 아이들.

어린이집에서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공부하는 아이들을 참 오랜만에 보았다.

영화 어린이집은 앞서 언급한대로 벽면에 예쁘게 그려진 캐릭터 그림이 돋보이는 곳이다.
그리고 복도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교실들이 모여있는데, 각 교실마다 교구와 장식 콘텐츠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또 교실들을 마주하고 있는 교구실에는 다양한 교구들이 적재되어 있으며 대부분 커다란 창문에는 아이들이 훤히 보일 만큼 탁 트여있다.

영화 어린이집은 들어서면 직진으로 만들어진 작은 복도가 보인다.
그리고 그 사이로 약간은 분주한듯한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지나가고, 그 아이 하나하나의 동선을 모두 체크한 이동로는 안전하고 정확해 보인다.
여기에 특이하지만 정감이 가는 만화 캐릭터가 잔뜩 그려진 벽면 때문인지 몰라도 왠지 천장과 바닥에 그려진 각종 장식 그림과 모빌 등은 마치 장난감 세상으로 들어온 듯 하다.

탐방을 하기 위해 여러 교실을 기웃거리던 중 영어 수업을 하고 있는 교실을 발견했다.
차분하게 앉은 체 영어 선생님의 목소리, 표정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아이들은 사뭇 진지해 보였다.
게다가 그 아이들은 유아도 아닌 영아들이었다.
마치 연극을 하듯,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영어 수업을 이어가는 교사와 더불어 다른 어린이집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진지함을 가지고 열심히 듣고 따라 하는 아이들.

가르치는 교사의 얼굴에도 행복함이 엿보인다.

각 교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에는 어김없이 사진이 찍히고 있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집에 보여줄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매일 말이다.
그렇게 교사의 사진기는 아이들의 집중하는 표정, 잠깐 친구와 수다를 떠는 장면 등등을 재미있게 담아내고 있었다.
영화 어린이집은 이 사진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학부모와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있었다.
많은 원들이 부모와의 소통을 이야기 하지만 영화 어린이집에서는 뚜렷한 근거를 가지고 온라인 상에서 학부모와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곳의 아이들이 다른 곳과 비교해서 어두워 보인다거나 가라앉아 보이지는 않았다.
쉬는 시간에 친구와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같이 뒹굴고 환하게 미소를 머금고…여느 아이와 다를 것이 없었다. 아니, 커다란 창문에서 쏟아져 나오는 햇빛처럼 맑고, 또 맑았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수업 시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선생님 말에 귀 기울이며 의젓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또 활발하게 발표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기본이며, 항상 열심히 하고 의젓했다.

아이의 말을 끈기 있게 들어주고 또 함께 상호작용하는 교사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철강왕 카네기의 절친한 친구이자 영국 최고 수준의 사업가인 핸리 도프만은 6세 때 부모를 모두 잃고 고아원을 전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가 훗날 세계를 호령하는 사업가가 된 비결을 기자들이 물어오자 그는 이런말을 했다고 한다.
“처음 고아원에 갔을 때를 기억하오, 그땐 정말 죽고 싶었지..하지만 고아원에 들어서서 긴 복도를 지나 어느 방에 다다랐을때 봤던 만화 캐릭터 그림을 기억하오, 그 그림은 내가 너무 좋아하던 그림이었지. 그때부터 난 변했소. 암흑같이 어두운 세상에 ‘좋아하는 것’이 생겼거든”

아이가 한 사람의 성인으로 성장할 때는 항상 ‘결정적인 계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계기는 기존의 성인들이 봤을 때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리고 영화 어린이집에는 바로 그 눈치채지 못하는 무언가가 숨어있다.

영화 어린이집의 키워드는 ‘즐거움’ ‘밝음’ 그리고 ‘무언가로의 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