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장과정과 배경을 정확히 알 수 없으니 엄마로서도 아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으시겠네요.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도 별난 아이를 키워본 엄마로서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가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 아들은 1학년때는 알림장을 하루가 멀다하고 안써왔었습니다. 학교도 학교안에 들어가는 것을 보지 않으면 제대로 갔는지 걱정될 정도였구요. 실제로 길거리를 방황한 일도 있었어요.
그러던 것이 2학년때는 알림장을 한번도 안써온적이 없더군요. 그런데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어요.
수학단원평가를 해왔는데 점수는 0점이었고 선생님코멘트가 "다른 아이들이 다 풀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2학년때까지도 비일비재했어요.
그러던 것이 3학년이 되어서야 학교수업에는 재미를 느끼더라고요. 또 한번의 발전인 셈이지요.
그렇지만 그때까지도 준비물과 과제물은 제가 챙겼습니다. 제가 안챙기면 영락없이 잊고 갈테니까요.
그런데 저희 아이의 특징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면 주변을 잘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독서나 학교수업에도 나름 집중하니 학교성적은 점점 나아지더라고요.
4학년때도 학교자습시간에 자습을 안하고 책만 읽어대서 담임선생님께 심하게 혼난 적도 많습니다.
심지어 남아서 할 때조차 하고싶지 않은 것은 건드리지도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제 자식이지만 사실 무지하게 스트레스 받았었더랬지요. 잡기도 많이 잡았습니다.
근데 엄마의 잔소리로 변하지는 않더군요.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루종일 잔소리해도 내일은 또 마찬가지예요.
조금은 특별한 아이에게 지쳐갈 즈음 제게 힘을 준 책 한권 소개해드리려고요.
서형숙님의 [엄마학교]인데요. 아이를 잘~ 키우려고 하는 엄마들이 보면 답답할 지 모르겠는데요. 그냥 아이와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엄마가 읽으면 굿~입니다.
이 책 읽고 많이 편안해졌어요. 일어나기 힘들어 하는 아이의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 주고 안아주고...
아침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의 입에 밥을 떠넣고 양말을 신겨주고...
아이의 표정이 달라지더군요. 그걸 바라보는 제 마음도 달라졌습니다.
아이의 행복한 얼굴을 보는 것이 내 행복이구나....이런~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은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저는 밑으로 초등1학년 딸이 있는데 저희 큰 아이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잘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아들 가진 엄마들에게는 이렇게 말해요.
"아이가 중학교 갈때쯤만 제 할 일 알아서 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요."
그런 말 하면 중학생 아들 둔 엄마들도 공감하시던데요.^^
그래도 다행히 아이가 엄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아이의 마음에 어딘지 추운 구석이 있을지도 모르는데...좋은 엄마가 되고 계신 것 같아요.
그리고요, 학교 선생님말씀에도 너무 신경쓰지는 마세요. 내 아이는 내가 책임져야지 선생님은 책임지실 수가 없으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에디슨도 아인슈타인도 선생님들이 포기한 아이잖아요.
원래 똑똑한 아이들이 산만하게 보이기도 하는 거예요.
그래도 일단 생활적인 면에서 습관은 들여야하니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시고 하나씩 습관을 들여보도록 도와주세요. 많은 것을 한꺼번에 하는 것보다 일주일 두가지 정도씩 하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주간계획표 안에 아이가 고쳐야할 두가지를 함께 넣어서 스스로 확인해보게 했더니 잘 하더라도요.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확인하고 엄마가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식으로 하면 자기도 뭔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지금 힘들어도 꼭 보람된 결과가 있으실 겁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마시고 내 아이가 잘 하는 것을 칭찬해주시고 안 되는 것은 될 때까지 도와주시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결혼해서 제 마누라가 도와줄 겁니다.
아인슈타인도 죽을 때까지 아내가 옷 입는 것까지 챙겼다네요.
그리고 또 아이가 안 나가는 것은 친구가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한창 친구 좋아할 나이에 전학을 오게 되었으니까요. 태권도 검도나 운동하는 학원등에 보내보면 어떨까요?
아이 또래에 친구는 밥보다 중요한 것이라던데...
TV와 컴퓨터에 몰두하는 것은 정상은 아니지요.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시고 친구도 데려오게 해주세요. 해드릴 말씀은 많은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오랜만에 저희 별난 아들 키우던 옛날 얘기를 풀어놓았네요. 지금 저희 아들, 옆에서 웃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