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수필가 도미니크 로로를 통해 만나는 에세이다. 시시각각의로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계절이라 그럴까? 가을이 독서하기 좋은 때라는 표현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평소 무의미하게 생각했던 일들이나 사물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때이기도 하니 말이다. 사람들은 종종 말을 하곤 한다. 생활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의 포부에 대해서. 이 책은 제목 자체에서 주는 평온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과욕을 부리지 않고 내추럴하게 자신이 맞닥뜨리는 시간들을 누리며 자신만의 색체로 표현할 수 있는 때가 가을이 적당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릇에 담긴 음식 자체보다는 우리가 음식과 맺는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음식에 주의를 기울이고, 음식의 양을 조금만 줄여도 음식이 주는 진정한 즐거움과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식사가 간결해질수록 인생의 무게도 가벼워진다. 몸을 행복하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고, 몸이 날씬해지는 즐거움을 느끼려면, 질 좋은 음식을 조금씩 음미하며 먹는 것이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이렇게 하면 건강은 절로 찾아온다. -p.68

늘 보이는 것에 연연하여 불평도 쏟아내고 남과 다르게 이견을 내세우곤 했지만, 출발부터가 다른 말이다. 그릇에 가득 채워진 메뉴를 보는 내게, 저자는 말한다. 그릇에 담긴 음식자체를 보는 것이 아닌 음식과 관련하여 맺는 관계를 주목하라고 말이다. 영국의 대문호 버나드 쇼와 관련해 전해지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테이블 위에 두 개의 잔이 있었고 한 잔에는 포두주가 가득 반쯤 담겨져 있었다고 한다. 이 두 개의 포도주잔을 보고 한 사람은 포도주가 있다는 것에 감격을 하는데, 다른 한 사람은 포도주가 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불평을 하더란 말이다. 짧은 예화지만 ‘나’는 어떤 종류에 속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나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너무 착하게 굴려고 하거나, 너무 정직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맞추느라 진을 빼지도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심신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별 문제가 없는 사람, 감정 기복이 적고 심리가 불안하지 않은 사람과 가까이 지낸다. 타인을 통해 자신을 누르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려 하거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멀리한다. 이런 사람들과는 진정한 대화를 나누기가 힘들다.

- p.186

자신이 의식적이든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행했었던 지난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주는 글이다. 너무 착하거나 정직하려다가 빚어지는 일들을 이미 경험해 본 바 있기 때문이다. 어떤 행동이든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상대방에게 모두 부담을 주거나 불편함이 발생한다면 안되기 때문이다.

정말 고민도 많고 일도 많은 세상이다. 순간순간 결정하고 선택하는 일도 얼마나 많은지... 분주한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로 삶을 압박할 때가 많다. 조금씩 조금씩 덜어내고 더 큰 기쁨과 쉼을 얻을수 있다는 놀라운 발견, 이보다 값진 것이 또 있을까?

내 주변의 일들에 대한 결과의 원인제공을 타인에게 두는 일은 그만. 내 주변이 어수선하다는 것은 내 마음이 어수선하고 정리가 안 된 것임을 알고 내면의 깊숙한 곳에서부터 차츰 비워나가는 것이야 말로 나에게 적합하고 편안한 일상을 찾는 비결임을 알 수 있었다. 어던 일이든 문제릐 출발과 결말이 나에게 있음을 기억한다면 머잖아 편안한 일상의 주인공이 되리라는 기대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