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땀을 쥐게 하는...실로 오랜만에 대단한 책을 만난 독자로서의 감흥을 이렇게밖에 표현하지 못하는것이 아쉬울 정도네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처음 접했지만 그의 모든 작품에 매료될수 밖에 없겠다는 사실에 대단한 흥분을 하는 중입니다. 다시금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런 소설을  만날 수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매우 좋아지네요. 저에게는  <죽음>이라는 별로 달갑지 않는 소재였지만 의문의 죽음이 단순한 치정이나 치기가 아닌 엄청난 미스터리를 담아내고 있기에 이런 두께쯤의 책은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었답니다.  저자의 또다른 작품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익히 소문을 들어 제목쯤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빌어 모조리 섭렵해보려고 해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빠져서 이 겨울을 금세 지나고 싶어지는 맘이랍니다.

<라플라스의 마녀>라는 제목만 봐서는 전혀 그 내용을 짐작조차 못하겠지요. 하긴, 요즘 tv드라마조차 제목이 너무 생소해서 도저히 내용을 보지 않고는 감히 그 내용을 짐작조차 못할 정도니까요. 우선 라플라스는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라고 밝혀둡니다. 물론 옮긴이의 친절한 설명덕에 더욱 해박해 지는 지식이지요^^

라플라스이론-만일 우주의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뉴턴의 운동법칙을 이용해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을 해명하고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p387 

과거에 집착하는 것에서 지나 이제는 미래에 대한 동경과 신의 세계를 탐닉하고자하는 인간의 몸부림이 아주 커졌지요. 이걸 과학적으로 접근 해본다면 우선 이책에서는 그런 자잘한 미래의예측. 예건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문제였답니다. 그래서 더 소름끼치고 재미가 있는 대단한 작품이라고봐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단한 필력에 저같은 독자도 충분히 감동하면서 수학과 물리학 그리고 뇌의학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했어요.

딱딱하지도 않고 충분히 잘 어우려져 버물러진 사건속에서 독자는 이해를 충분히 하면서 사건을 따라가볼 수 있답니다. 처음, 일본작가 특유의 많은 인물선상이나 어려운 이름을 인지해내느라 시간이 걸린점을 빼고는 어찌나 사건전개가 빠르고 재미나는지 도저히 책을 덮을 수가 없을 정도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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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하나하나,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은 다 우주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는 소중한 원자!!입니다. 라플라스가 예측한대로 정말 미래를 예측할 존재가 나온다면 두렵기도 하고 실로 어마무시한 일도 벌어질거 같은데 말이죠. 우연한 사고로 뇌의학계의 권위자인 마도카의 아버지에게서 수술을 받게된 겐토는 바로 그런 존재로 만들어져 갔다라고 해도 좋을거 같아요. 수술의 영향으로 식물인간 상태에서 벗어났지만 겐토는 과학적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게 되었답니다. 이런 사실은 미래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정도였고 그에 대한 실험적인 사항을 겐토의 수긍하에 치뤄보게 되지요. 정부기관인 후생노농성이나 문부과학성 경찰청에서도 밀어주는 대단한 실험이 시작된 셈이지요. 행정기관에서 그의 존재를 이해하고 미래과학을 위해 실질적으로 쓸모있게 활용해 보려 했지만 겐토에게 있서서는 자신의 비상한 힘을 알아봐주는 사람도 필요했었던듯 합니다. 사람들의 이기심은 더욱 커져서 마침내 아무 아픔이 없는 일반 건강한 사람에게도 수술을 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  바로 마도카가 그에 응하게 되요. 이책의 주인공이 바로 라플라스의 마녀가 된셈이네요. 윤리적인 책임을 벗어나 우선적으로 과학적인 호기심을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도 있어서 미래를 예측하는 염원을 담아 그 수술이 진행되었고 마침내 또다른 라플라스의 존재가 탄생된거랍니다.

마도카도 그렇고 겐토도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습니다. 마도카에게는 단지 자연재해가 일어난 상황에 가족이 하필 그 자리에 있었다라는 것이 문제가 되었지만 겐토에게는 그것은 단순사고가 아닌 '살인사건'이였던 거지요. 8년 전의 그날로부터 시작된 두 세계의 대결은 그래서 흥미진진하고 매우 신비롭습니다.

몇시 몇분에 비가 내려서 또 몇시에 비가 그친다던지, 볼링장에서 볼링핀이 몇개의 공을 맞출 수 있다던지, 물이 흐르면서 책상에 놓은 핸드펀을 적실 수 있었지만 사실 살짝 방향을 바꿔놓기만 해도 결코 그 핸드펀은 물에 젖지 않는다던지 하는것은 두 사람에게는 아주 단순한 것이였네요.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매우 불가사의한 일이지만 "예측"이 가능했던 두 사람에게는 그냥 쉽게 맞출 수 있는 모든 현상들이였답니다.

인류에 있어 획기적인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이 있다고 해요. 그런 풀리지 않는 물리학의 난제인데, 이 문제를  풀기만 하면 과학에 대단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두 사람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도카에게서 어머니를 빼앗아간 토네이도의 예측도 가능하다는 말이지요. 풀수 없는 다양한 현상과 자연재해로부터의 "예측"을 기대하는 사람들 속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죽음들은 결코 눈으로 보아도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환경 전문가의 교수조차도 눈앞에서 벌어진 현상을 풀어내지 못하지요.  

'설마 이런 반전이!!!'라는 말을 자꾸 하면서 이책을 읽게 됩니다.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추리라 책의 말미에 와서야 모든것이 윤각이 드러나기도 해요. 현대 기상관측을 하는 슈퍼컴퓨터로도 잡아내지 못하는 날씨예보를 두 사람은 적중률을 아주 높였지요.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이라는 것으로 모든것을 예측해볼 수있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스럽기만 합니다. 라플라스의 악마라고 스스로를 칭하기도 하는 겐토의 존재를 이책에서 만나보시면 더욱 놀랄거 같네요. 악인은 끝내 죽어야 하는가 하는 결말 부분에서도 지금껏 써 왔던 방식인 <황화수소 가스>로 끝맺지 않았습니다. 그 결말도 참으로 대단하고 대단했어요.  과학과 미스터리의 절묘한 융합이라는 찬사가 맞는거 같아요. 많은 캐릭터들이 나왔지만 다들 호감가는 것은 저자 특유의 대단한 필력인거 같습니다. 과학속에 녹아낸 미스터리 사건들은 충분히 그럴만하다라고 생각들 정도이니까요.  아~갑자기 모방범죄가 나타나면 어쩌니?라는 걱정도 하면서 이책을 내려놓은 손길이 그리 아쉬울수가 없습니다. 윗선에 의해 일개 보명으로서의 사건을 덮어야 했던 형사들의 고충도 실감있고 누구나 뻔한 마흔살이 넘는 차이를 가지며 결혼한 사람들의 죽음이라 젊은 아내가 의뢰한 살인사건 아니야?하는 생각도 가져보지만 그 독자의 속마음까지 꾀뚫어보면서  뻔하지 않게  대단한 미스터리로 살려낸 이 소설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치밀한 소재이면서 날카로운 문장하나하나는 독자를 푹 빠지게 합니다. 의학계쪽 과학쪽의 탁월한 버무림은 책을 더욱 완성도있게 만들어낸 요소였어요.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