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개월된 남자아이입니다.
말이 늦게 터진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어린이집에서도 남자아이치고 말이 빠르다고 하니까요.
발음이 좀 좋지 않은 편이란 것을 제가 느낍니다. 인터네이션이 특이해서 제대로 된 단어를 사용하여 긴 문장을 능숙하게 말해도 외국어를 하는 것처럼 어딘가 우스꽝스럽게 들립니다. 지나가다 만나는 사람들이 러시아 말을 하는 거냐, 중국어냐고 농담할 정도로 특이해요.

말은 잘 하는데 발음이 좀 부정확하고 억양이 좀 우습구나, 괜찮아지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며칠 전 "일, 이, 삼, 사"라고 숫자를 말하다 보니 아이가 "이, 이 , 샴, 샤" 라고 해서 잘 못 들은 줄 알고 "일!"이라고 수정해주니 "이!!"라고 답하더군요. 아이는 "일"이라고 제대로 듣고 말하는 건데 발음은 아이 생각처럼 안 되는 것입니다. 아이도 스스로 느꼈는지 그 뒤로 "일"이라는 발음을 안 해요. 절대 제가 강압적으로 시키거나 하지 않습니다. 확인을 좀 하고 싶은데 자꾸 시키면 아이가 위축될까봐 "일어나자, 일! 이사하자, 이!! 삼촌온다, 삼!!"이라고 재밌게 말을 만들어 복창을 시키니 깔깔 웃으며 그것은 따라합니다. 역시 "이여나자, 이"라고 발음하네요. 유난히 ㄹ 발음을 못 하는 것 같습니다. 괜찮은 건지요.
외국어를 가르친 적이 없고 서울에 살며 저도 사투리를 쓰지 않습니다. 제가 아이에 맞춰 눈맞추고 말을 약간 천천히 말해주는 편이고 차분히 설명하거나 아이 말을 잘 들어주는 편입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애가 말을 하는데 중간에 자르거나 윽박지르는 일은 없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