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정인 어머니! 책주샘 임성관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책을 읽는 속도가 빠른 것은 물론 내용에 대한 기억도 잘 못하는 것 같아 고민이 되시는군요.

우선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아이를 위해 잠들기전 읽어주시기도 하고, 다른 시간에도 책으로 유도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셨네요. 그래서 아이가 혼자 읽는 단계로까지 발전은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원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않은 셈이지요? 특히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서 내용은 제대로 읽으며 지나간 것인지 궁금하셨겠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대부분 '정답'을 원하는 질문은 백해무익하다고 하니, 대화하듯 질문을 해보셨는데 그 역시 반응이 신통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어머니 입장에서는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 결론을 내리셨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보통 사람들은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얼마나 많은 내용을 기억할까요? 또한 그 유지 기간은 얼마나 될까요? 정도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거의 잊게 마련이거나 정말 뇌리에 각인이 되었던 부분 정도만 기억을 한답니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그 기억의 정도는 더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요. 그러니 아이들도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만 기억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이런 독서는 유익할까요? 저는 그래도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서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자기에게 필요한 재미나 정보, 지식 중 어느 하나만이라도 취할 수 있다면 나름대로 성과가 있는 것 아닐까요? 또한 후에라도 아이가 좋아할 만한 방법으로 독후활동을 해주면 그 능력이 비로소 발현될 것입니다. 광에 쌀가마를 쌓는 과정이라고 설명드리면 이해가 쉽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은 아이가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읽으려 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어째 엄마가 내 준 어려운 숙제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네요. 혹시 상황이 그렇지는 않은가요? 만약 그렇다면 아이 역시 그 상황이 고역으로만 느껴질 겁니다. 당연히 효과도 떨어지겠지요. 지금부터라도 아이의 흥미와 능력 단계에 맞는 책을 원하는 만큼 찾아서 읽을 수 있게 해주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