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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와 며칠 전 대학로까지 가서 관람하고 온 <우리는 친구다>

부제에 '다섯살 이상 모든 이들을 위한 공연'이란 문구에 왠지 관심이 가서 선택한 공연이었어요.

대학로는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아 간만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공연장인 학전블루 소극장에 도착,

예전에 공연보러 가끔 들르곤 하던 곳인데 어린이공연을 하는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입구에서 기념촬영 한 장 찍고 공연장으로 향합니다.

학전블루 소극장은 오른쪽으로 보이는 계단을 이용해 지하로 내려가면 입장할 수 있어요.

물론 화장실도 아랫층에 마련되어 있구요.

오늘 공연을 보여주실 배우분들과 맡은 배역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 부터 읽어 보았어요.

주인공은 초등학교 3학년인 민호와 뭉치, 그리고 유치원생인 민호동생 슬기네요.

그리고 민호엄마와 뭉치아빠도 나오시구요.

객석으로 들어서자 한 눈에 들어오는 무대 위에는 이층침대가 놓여져 있는걸로 보아 주무대가 민호와 슬기의 방인가 봐요.

그리고 이층구조로 무대 윗층에 라이브 연주공간이 마련되어 있는점은 무척 독특했어요.

드디어 공연시작을 알리는 연주로 <우리는 친구다>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장면은 잠들기 싫어 엄마랑 실랑이를 하는 민호.

부모님이 이혼하신 후론 혼자 잠들지 못하는 겁쟁이가 되었는데 마침 동생 슬기는 외갓집에 가고 혼자남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선뜻 잠자리에 들려고 하질 않아요.

"엄마~ 물 한 잔 마시고 잘래요"

"엄마~ 노래 불러 주세요"

"엄마~ 뽀뽀 안해줬잖아요"

"엄마~ 문 조금만 열어주세요"....

잠들기 싫어하는 민호가 대는 핑계들을 듣고 있으려니 어쩜 주니랑 그렇게 똑같은지 ㅎㅎ

항상 잠자리에 들기전엔 오래된 습관처럼 물 한 잔 마시고 엄마랑 뽀뽀를 한 후 문은 조금 열어놓아야만 잠이 들거든요.

공연 보면서 주니랑 똑같다고 속삭였더니 주니도 동감하는지 맞다고 깔깔깔 웃더라구요.

그런데 주니뿐만 아니라 주위의 아이들도 다들 자기 얘기같다며 까르르~

다음 날 민호는 외갓집에서 돌아온 슬기와 서로 이층침대 윗칸에서 자겠다며 투닥투닥 다툽니다.

아마 형제나 남매가 있는 집은 딱 우리집 얘기 같다고 생각할 정도더라구요.

그리고 언제 다퉜냐는듯 다정히 놀이터에서 놀던 민호와 슬기는 장난감 총으로 괴롭히는 말썽꾸러기 사고뭉치 '뭉치'를 만나게 된답니다.

그 후 민호는 장난감총이 갖고 싶지만 엄마는 절대로 총은 안된다고 하고...

우연히 놀이터에서 뭉치를 다시 만나게 됐을때 민호는 자전거와 뭉치의 장난감총을 바꾸기를 제안하게 돼요.

뭉치도 자전거가 맘에 들었는지 흔쾌히 바꾸기로 하는데 그 일을 계기로 뭉치와 민호는 친구가 되지만 민호의 엄마와 뭉치의 아빠는 오해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민호와 뭉치, 슬기는 부모님의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오해는 점점 커져만 가고....

결국 아이들의 노력으로 오해가 풀리고 그 사이 절친이 되어버린 민호와 뭉치.

겁쟁이, 말썽꾸러기 아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성장동화를 보는 듯 했답니다.

생활에 쫓긴다는 이유로 뭉치를 12곳의 학원에 보내고 말썽을 부릴때는 벽장에 가두거나 심지어 때리기도 하는 뭉치아빠를 볼 땐 절대 저래서는 안되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구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부모들을 보며 혹시 나도 그렇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우리는 친구다>는 다른 어린이공연과는 달리 공연시간이 110분이다 보니 중간에 10분간의 인터미션이 있더라구요.

휴식시간을 이용해 잠깐 화장실도 다녀오고 무대의 모습도 담아 보았습니다.

공연은 민호의 방과 놀이터 두 군데를 오가며 보여준답니다.

공간이 놀이터로 바뀔때엔 민호와 슬기의 이층침대가 미끄럼틀로 뚝딱 변신을 해요.

침대에서 미끄럼틀로 그리고 다시 침대로 변신하는 모습을 본 주니는 자기도 저런 침대 갖고 싶다며 ㅎㅎ

아이들이 방안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뛰어노는 장면에선 아마 개구쟁이 형제들을 키우는 엄마라면 딱 자기집의 풍경이라고 생각하겠더라구요.

이럴 땐 주니가 외동이라는게 다행이다 싶기도 했어요 ㅎㅎ

공연이 끝난 후 신나는 음악에 맞춰 베개와 두루마리휴지를 객석으로 던지고 다시 주고 받으며 노는 시간은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던 시간이었답니다.

줄서서 배우들과 기념촬영 하는것 보다 같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게 훨씬 더 좋았던것 같아요.

그리고 기타와 콘트라베이스, 카쥬, 하모니카, 실로폰, 핸드퍼커션 등 10여 가지의 악기로 멋진 연주를 해주셨던 세 분의 연주도 무척 인상깊었었는데

특히 멋진 연주를 선보이다가 뭉치아빠 역도 맡으시고 운동하는 아저씨, 동네 할머니 역할까지 1인 다역을 하신 배우분 정말 수고 많으셨겠더라구요.

참! 그리고 오빠가 놀아주지 않아서 항상 TV만 본 덕분에 TV광고를 줄줄 읊어대는 슬기의 별명은 '테레비 짱!' 이랍니다.

라이브 연주에 맞춰 부르는 '우리는 친구다'와 '슬기는 테레비 짱!'은 아직도 입가에 맴돌 정도로 흥겨운 곡이었어요.

주니랑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슬기는 테레비 짱~'을 흥얼흥얼

그리고 너무 재밌어서 또 보고 싶다고 몇 번이나 말하던데 기회가 된다면 또 보여주고 싶은 공연이었답니다.

공연기간 : 2013. 2. 1 ~ 3. 3

공연시간 : 평일 4시 / 토 1시, 4시 / 일 3시

러닝타임 : 110분 (쉬는시간 10분 포함)

공연장소 : 학전블루 소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