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 999를 무척이나 인상깊게 보고 자란 세대라

은하철도 999원작인 미야자와 겐지의 또다른 작품 부도리의 꿈에 대한 기대가 실로 무척이나 컸다.

아이와 같이 보러 가고 싶었지만, 극장에서 불 꺼진채 오랜 시간 영화 보는 것을 아직 해보지 못한 우리 아들.

만화 영화를 보러 가자 해도 호응도가 떨어져서..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재미난 만화를 좋아하는 엄마 아빠가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둘다 저패니메이션을 좋아하기도 한다.)

사실 기대했던 것보다는 많이 아쉬웠던 영화였다.

우선, 한글 자막인 영화는 서울에서만 두 곳에서 상영될 뿐이었고.

지방에서는 모두 한국어 더빙판이었는데, 아이들을 위한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자막과 원본에 비해, 10분 정도의 상영분이

삭제되어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서야 접하게 되었다.

어쨌거나 선택의 여지 없이 한국어 더빙판으로 보게 된 부도리의 꿈

영상은 정말 뛰어나다.

환상적인 장면들, 스틸컷으로 보기만 해도 무척이나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

완벽한 그림, 그리고 환상적인 영상에..

고 이수현 군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사실 또한 너무나 감동적인, 극장으로 나를 이끈 문구가 아닐 수 없었는데..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라는 책을 읽어보지 못해 그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우선 뭔가 설명이 좀 많이 부족한 만화가 아니었나 싶다.

대충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뭔가 많이 생략된 느낌.

환상적으로 묘사하려 한 것은 알겠지만,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어렵게 만들어진 그 구성이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부도리는 이하토프 숲에서 가족과 함께 단란하고 행복하게 살던 아이였는데..

어느날 극심한 한파가 지속적으로 오는 바람에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아빠가 먹을 것을 찾아 밖에 나가버리고.

홀린 듯 아빠를 따라나선 엄마도 돌아오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굶주림에 지친 자신의 사랑스러운 동생을, 망또를 두른 어느 고양이가 나타나 데려가 버렸다.

그 고양이가 누구일까? 끝에도 다시 나오지만, 짐작은 가능하지만 어떤 설명도 나오진 않았다.

다만 짐작일뿐.

부도리는 홀로 남아 이상한 꿈 같은 경험을 한다.

그리고, 다시 그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 아랫마을로 내려오니 그 곳은 또 한파가 사라진 살만한 (?) 곳이었다.

처음 만난 아저씨 가족과 열심히 농사를 짓고 살다가, 결국 또 흉년이 되어, 부도리는 그곳을 떠나 농업 책을 저술한 대학교수를 찾아 도시로 떠난다.

대학교수의 도움으로 화산을 연구하는 연수소에 취직하게 된 (그러니까, 상황이 뭐랄까 너무나 극적이게 돌아간다.

그러면서 개연성은 좀 떨어지는..

영상미가 최고라는 것 외에는 그닥.. 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어 너무나 아쉬웠다.) 부도리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 가게 되었고.

미야자와 겐지 원작의 영화라 해서..

더빙판이라 해도 엄청 기대를 했었는데, 은하철도 999의 꿈을 다시 꾸기엔 많이 부족하게 표현이 된 작품이 아니었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