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러다가 금년 6월부터 갑자가 말을 더듬게 된 초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아드님 같이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말을 하다가 말더듬이 되는 경우는 우선 언어지능을 측정해봐야 합니다. 간단한 대화를 하거나 짧은 대화를 할 때는 뇌에서 처리가 용이하기 때문에 말을 더듬지 않는데 길게 설명을 할 때는 작동기억 능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으면서 말을 더듬을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언어지능 검사를 수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감정상태와 정서상태도 확인을 요합니다. 아드님이 설소대 절제수술을 받으신 것을 감안할 때 아마 본인도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더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더듬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현재 아이가 가족, 학교, 친구 관계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있으면 말을 더듬는다는 것이 더욱 창피하게 느껴집니다. 그러한 긴장을 풀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발음교정은 한두달 안에 좋아지기 보다는 상당히 오랜 시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계속 같은 발음만 반복하는 것이 지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해요. 끈질기게 반복을 시키면서 중간 중간 아이가 힘들 때는 놀아 줄 수 있는 융통성이 있는 선생님을 만나서 장기간으로 보고 치료하면 도움이 됩니다.

짧은 대화에서 말을 더듬지 않는 것을 보면 아이는 꾸준히 언어치료를 받으면서 말을 잘라서 하는 법을 배우면 호전이 될 것입니다. 말을 계속 이어가면서 다음 말을 생각하려다 보면 말더듬으로 이어지게 되거든요. 어른들도 구술시험 때 오래 발표를 하다 보면 말을 더듬게 되잖아요. 그리고 자꾸 내 생각만 가지고 말을 하기 보다는 중간 중간 질문을 던지는 습관도 익히게 되면 말더듬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면서 부모님의 불안을 달래주는 좋은 언어치료 선생님을 만나면 꼭 나을 수 있을 거예요. 저희 딸도 한 때 말더듬으로 고생했는데 지금은 시끄러울 정도로 얘기를 잘 한답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