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들이 유치원에 잘 다니다가 가기 싫다고 해요. 어쩌면 좋지요?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우선 저는 어머님의 우유부단함이 아이를 혼란스럽게 한다는 유치원 원장님의 말씀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해도 억지로 보내는 엄마가 유치원 원장님의 입장에서는 편하겠지요. 하지만 유치원 원장님은 일단 아이가 왜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은지를 어머니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잘 가던 아이가 두 번이나 가고 싶다 않다고 했다는 것은 분리불안의 문제가 아니라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거든요. 유치원 원장님은 그 이유를 파악해서 아이가 유치원을 재미있게 느끼고 가고 싶다고 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어머니의 태도가 원인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은 이유가 친구가 없어서고 그나마 말을 걸어주는 친구도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아드님을 힘들게 하고 있다면 그에 대해서 유치원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아이에게 가서 부닥쳐보라고 하면 아이만 더욱 상처받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어머님이 아이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럴 때 아이는 엄마가 자기 편이라고 생각하게 되거든요. 아이가 지금 유치원에 가면 너무 외롭고 힘이 든데 자기 마음도 몰라주고 무조건 억지로 가라고 야단친다면 아이의 입장에서 어머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무리 유치원에서 온 후에 사랑하고 하고 싶은 것을 다해준다고 해도 결국은 병주고 약주는 결과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왜 아이들이 아드님과 잘 놀지 않으려하는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아드님을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기 위해서 선생님이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만약에 최선을 다함에도 불구하고 아드님과 아이들이 잘 지내지 못한다고 하면 그 이유가 너무 산만해서인지, 아니면 말을 잘 안해서인지, 아니면 대인관계와 관련된 지적인 부분이 아직 발달이 덜 되어서 인지를 검사를 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유치원에서는 무척 꺼려할 지도 모르지만 어머님께서 며칠 정도 유치원에 가서 아드님이 유치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직접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관찰을 하다 보면 다른 아이들이 문제인지 아니면 아드님의 사회성이 문제인지 판단이 갈 것입니다. 그리고 선생님께 왜 아이들이 아드님과 놀지 않으려고 하는지 물어보세요. 만약에 대답이 명확치 않으면 아이들에게 한번 물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유치원이야 며칠 쉴 수도 있고 다른 유치원으로 옮길 수도 있지만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면 안 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유치원 원장님은 무조건 자신들에게 맡기라고 하지만 자꾸 찾아가서 봐야지 아드님을 위해서 더욱더 신경 쓰게 마련입니다. 만약에 아드님이 겉도는 이유가 다른 아이들이나 유치원의 요소가 아닌 아드님의 사회성 때문이라고 판단이 되시면 그 때는 심리센터에서 아동심리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한 후 아드님의 특성에 맞는 놀이치료나 미술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