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지내던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며 새로 입학한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하는 7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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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원래 다니던 어린이집에 다니게 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유치원에서 공부를 더 시킨다고 하지만 영어단어, 수학문제를 조금 더 익힌다고 과연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나라는 극심한 경쟁사회입니다. 그러다 보니 남의 아이보다 우리 아이가 더 빨리 앉고, 더 빨리 서고, 더 빨리 걷고, 더 빨리 뭔가를 외우고 공부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의 뇌는 발달을 하기 때문에 자신의 발달수준에 맞는 과제를 접할 때 제대로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아이의 발달수준에 맞지 않은 상황은 아이를 힘들게만 할 뿐 제대로 된 학습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서와 사회성의 발달의 경우 어머니의 충분한 관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직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가 억지로 단체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 많이 힘들어합니다. 아이가 지금 괴로워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괴로움의 대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큰 아이들이 있는 유치원에 일찍 간다한들 그것이 나중에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 뒤돌아 볼 때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영어단어와 수학문제를 조금 일찍 익힌다고 해서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엄청난 차이가 발생할까요? 어머님도 한번 자신의 7살 때를 돌이켜보시면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이 되실 것입니다.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고 따라주는 것이 아이에게는 가장 소중한 경험입니다. 그렇게 해서 어머니는 항상 내 편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고 그런 어머니가 마음 속 대상이 될 때 성인이 되어서 어떤 어려움을 접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가지게 됩니다. 그것이 수학문제 몇 문제 미리 풀고, 영어단어 몇 개 미리 외우고, 또래 애들 몇 명 사귀는 것보다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아이의 뜻을 존중하고 따라 주세요.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