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자신을 멀리하게 되면서 유치원에서 외톨이가 된 7세 남아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절친인 단짝과만 유치원에서 놀다가 단짝인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놀기 시작하면서 아드님을 멀리하게 되면서 아드님이 겉돌게 되면서 고민을 하는 어머님의 사연이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여름방학이 끝나고 나서 유치원을 옮겼다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지 않았을까 후회하시는데요. 일단 옮기지 않으신 것은 잘 하셨습니다. 만약에 그 때 다른 유치원으로 옮겼다가 만약에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면 완전히 외톨이가 되었을 수 있거든요. 지금 단 한 친구에게 집착을 하는 이유는 다른 아이들과 소란스럽고 거칠게 노는 것이 싫어서 이거든요. 어머님은 아이가 친구 한명에게 집착을 하느라고 다른 아이들을 사귀지 않는 것 같아 보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친구가 없는 다른 유치원에 가면 아드님이 다른 아이들과 소리도 지르고 소란스럽게 놀 것이라고 가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은 원인과 결과를 바꾸어서 생각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각 아이마다 노는 형태와 대인관계 패턴이 다릅니다. 지나치게 산만하게 뛰어다니는 아이도있고, 꼭 다른 아이를 건드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 있으면 자신이 모든 것을 주도하면서 나대는 아이도 있습니다. 반면에 다른 남자 아이들 같지 않게 조용히 자신의 영역을 지키면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거든요.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모임, 저 모임 매일 들쑤시고 다니면서 술먹고 다니면서 대인관계라고 합리화하는 이가 있는 반면 딱 필요한 사람만 만나고 가정에 충실한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은 아드님이 내성적이고, 겁도 많기 때문에 막 뛰어놀고 산만한 아이와는 같이 놀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아드님 같은 성격의 경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 조용히 차분히 공부도 열심히 하고 대학에 가서는 자신과 취미가 맞고 뜻이 맞는 친구들과 깊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 어머님이 너무 불안해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치원은 지금의 유치원을 그냥 다니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거친 아이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해도 낮익은 선생님이 계시고 분위기도 아드님께 익숙하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억지로 친구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은 그러나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드님이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단지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이런 저런 마음에 없는 선의를 미리 베풀다보면 아드님이 자신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오해를 할 수도 있거든요. 차라리 아드님를 멀리하는 친구를 아드님과 잘못되었다고 조금은 비난하면서 아드님과 한편이 되어주세요. 아드님으로 하여금 다른 남자아이들과 자꾸 놀게끔 강조하는 것 보다는 아드님이 걔네들에게 접근하기 싫어하는 이유를 얘기를 반복적으로 경청하시고 아드님이 맞다고 맞장구 쳐주세요. 그러면서 오히려 그런 애들 사귈 필요 없다고 말해주시면 아드님이 자신감을 가지게 해주세요.


만약에 아드님이 친구가 없고 유치원에 오늘 가기 싫다고 하면 차라리 하루 이틀 보내지 말고 어머님과 둘이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어머님의 충분한 관심처럼 아이에게는 힘이 되는 것이 없습니다. 때로는 유치원 가는 대신 놀이공원에도 가고 아드님께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주세요. 만약에 유치원에서 친구가 없는 것 같으면 아드님의 차분한 성격과 맞을 수 있는 다른 활동을 1주일에 한번 정도 하게 하면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습니다. 미술학원이나 간단한 공부를 가르쳐 주는 학원에서는 아드님 같이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이 선생님들의 칭찬도 받고 아이의 자기존중감도 올라갈 것입니다.


초등학교에 가게 되면 보다 다양한 아이들이 있으면서 아드님도 마음에 맞는 친구를 찾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차분하게 공부 열심히 하면 선생님 칭찬도 많이 받게 될 것입니다. 만약에 혹시 아이가 너무 내성적이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혹은 다른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지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신다면 그 때는 아동심리검사를 받은 후 필요하다면 미술치료나 놀이치료를 통해서 아이의 자존감을 올려주고 소외감을 덜어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