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김치가 맵다며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5살 여아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낯선 곳에 가서 잘 적응하는 아이도 있고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어머님들은 아이가 어렸을 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잘 다니지 못하면 나이가 들어서 사회성이 떨어질까 걱정을 하는데 그것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뇌가 발달을 하면서 사회성도 증가하는 것이거든요. 낯선 곳에 가서 적응을 한다는 것은 심리에 못지않게 지적능력이 많이 작용을 하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어머님들은 몇 살에는 어린이집에 가고 몇 살에는 유치원에 가야 하는 식으로 접근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는데도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서 억지로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님도 계신데 저는 반대예요. 그런 아이들은 엄마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서 엄마가 아이의 마음 속에 위로대상으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집에 있는 것이 사회성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바람직합니다. 어린이 집에 오래 다니다 보면 어느새 자녀분이 가장 나이 많은 아이가 되고 나머지 아이들은 어리다 보니까 같은 나이 또래 혹은 더 나이가 많은 아이들과 어울려서 사회성을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유치원에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유치원에서는 아무래도 공부도 하게 되고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야단도 맞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나이 또래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이 텃세를 부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린이집에 어렵게 적응한 아이가 유치원에 가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일단은 억지로 유치원에 보내기 보다는 다시 원래 다니던 어린이 집에 보내거나 아니면 학교 들어갈 때까지 집에서 엄마와 함께 지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에 아이가 어린이 집에는 또래가 없어서 유치원에 보내달라고 하거나 엄마와만 있으니 지겨우니까 유치원에 보내달라고 말을 하면 그 때 가서 유치원에 보내세요.

마지막으로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은 데는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말을 하면서 아이가 싫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치가 맵다고 하는 경우도 있구요. 어른들이 생각하기에는 별게 아니지만 아이들 중에는 음식이 매우면 진짜 밥을 못 먹는 아이들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는 아이가 먹을 김치를 따로 장만해서 유치원에 주거나 아니면 음식이 아이의 입맛에 맞는 유치원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의 하나입니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아이가 적응을 할 때까지 엄마가 유치원에 가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유치원에 내내 함께 있다가 나중에는 점점 함께 있는 시간을 줄이는 식으로 아이의 적응을 도와주는 것이지요.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