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22개월 첫애와 8월에 출산예정인 둘째가 서로 잘 지내게 할 수 있을까요?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

어머님들이 주시는 다양한 질문을 대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육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융통성이라는 것이지요. 일단 아직 첫 애가 둘째를 보지 않은 상태이잖아요. 첫애가 둘째를 아주 잘 돌봐주고 좋아할지, 아니면 첫애가 둘째를 싫어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엄마들을 제 각각 자신의 경험에 따라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지만 일단 첫애가 둘째를 좋아할 것이라고 믿으면서 기다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엄마가 조금 편안하고 즐거운 표정으로 보내면 첫애도 동생이 생긴다는 것이 매우 즐거운 일이라고 기대하게 되고 엄마가 많이 걱정하게 되면 첫애도 동생이 생기는 것에 대하서 불안하게 되거든요. 사실 대체적으로 큰 아이들은 동생이 생기면 잘해 줍니다. 아주 갓난아기인 동생에 대해서 적대감을 보이는 아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적대감을 보이는 일부 아이들의 경우가 너무 확대되어서 얘기되는 거예요. 엄마가 지금도 즐거운 마음으로 큰 애를 잘 대하면 큰 애도 이번에 태어나는 동생을 잘 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큰 애가 동생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동생에 의해서도 많이 좌우됩니다. 동생이 계속 자신을 괴롭히고 힘들게 하면 큰 애도 동생을 귀찮아 할 것이고 동생이 순하고 착해서 인형 같다면 큰 애가 동생을 너무나 예뻐할 거예요. 그리고 어머님이 큰 애와 작은 애 둘에게 모두 다 정성을 다하신다면 큰 애가 샘을 내면서 어머님을 힘들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큰 애가 가슴을 만지지 못하도록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은 엄마 가슴을 만지다가 안 만지는 시기가 있습니다. 주위에서 억지로 안 하게 하지 않더라도 분위기상 자기 나이에 걸맞는 행동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으면 알아서 그만두게 되요. 그런데 둘째를 낳고 모유수유을 하게 되면서 어머님께서 가슴에 통증에 있게 되면 그 때는 못 만지게 할 수 밖에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걱정하지 마시고 일단 나중의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시면 됩니다. 오히려 원칙과 계획에 맞혀서 아이를 대하면 그것이 아이를 더욱 힘들게 합니다. 설혹 큰 아이가 많이 서운해 하더라도 동생과 어머님의 상황이 어쩔 수 없으면 큰 애가 가슴을 만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만약에 나중에 상황이 큰 아이가 계속 가슴을 만져도 되는 상황이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그만둘 때까지 만지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머님의 감정도 중요합니다. 아이가 만지는 것을 어머님도 애정의 표현이라고 받아들일 때는 엄마와 아이 사이에 좋은 신체적 접촉이 형성됩니다. 하지만 아이가 만지는 것이 어머님이 불편하게 느껴지면 억지로 어머님이 참아도 좋은 신체적 접촉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육아에는 옳고 그름의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대한도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아이도 자기주장과 감정이 있고 어머님도 본인의 생각과 감정이 있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엄마라고 해도 아이를 위해서 무한 희생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두 아이를 모두 돌보는 것이 힘들고 큰 애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한다면 4살 이전이라도 어린이집에 보내셔도 될 것 같아요. 반대로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싫어하고 아직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다면 4살이 되어도 기다렸다가 나중에 어린이 집에 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